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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paladin703@etomato.com

묵묵히 걷겠습니다.
노사 모두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2025-0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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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긴 관세방아쇠에 철강업계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철강사인 현대제철의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당장 트럼프발 관세 정책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의 경쟁력 악화가 예상되지만, 합심해 이를 극복해야 할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원인은 임금입니다. 현대제철과 노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아직까지도 타결하지 못한 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회사는 최근 기본급 10만원 인상에 더해 기본급 450% 1000만원의 경영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 했습니다.
 
노조 측은 그룹사인 현대자동차가 기본급의 500%1800만원 등을 지급한 것과 같은 수준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사측은 성과금 적용시 적자 상태로 전환되기 때문에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노조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해 이어가는 한편, 총파업과 게릴라식 파업 등 강경 투쟁을 진행 중입니다. 이에 사측도 지난 2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에 대해 직장 폐쇄를 강행하며 강경 드라이브에 나섰습니다.
 
임단협 협상 난항으로 시작된 노사 갈등이 결국 파업에 직장 폐쇄 맞대응으로 이어지는 등 강대강 투쟁으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현대제철은 반복되는 파업으로 전체 생산 일정 확정에 어려움이 생겨 조업 안정성 확보에도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라며 쟁의 행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업장 안전을 위해 방어적 목적의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 22일까지 노동 쟁의로 냉연 부문에서 약 27t 가량의 생산 손실이 발생해 손실액이 2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폭풍이 다가오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강대강으로 치닫는 노사 갈등이 우려스럽습니다. 내우외환인 상황에서 서로 내줄 것은 내주며 타협점을 찾아야합니다.
 
현대차·기아에 철강을 납품하는 공급망에 속해있지만 현대차·기아만큼 직원들을 대우해주지 않는다는 그룹 계열사 노동자들의 불만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아울러 업황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쟁의에 나선 노조가 야속할 사측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노사 모두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부디 한 발씩만 물러났으면 합니다. 노조 측도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라면 일정 부분 양보하고, 사측 역시 감당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노조의 의견을 수용하는 의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파국은 막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현대제철 상황을 보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대사인 이러다 다 죽어!”가 떠오릅니다. 함께 살 수 있는 극적 타결을 기대해봅니다.
  • 배덕훈

묵묵히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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