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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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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걷겠습니다.
미치광이 전략

2025-03-06 19:14

조회수 :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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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전략’(Madman theory)은 국제정치학 이론 중 하나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 공포를 유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미치광이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자신의 깜짝 발표나 엄포로 전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것입니다.
 
 
미 의회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에도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한다고 평가됐지만, 2기에 들어선 현재는 그 강도가 더욱 세진 모습입니다. 동맹이나 우방국 할 것 없이 관세를 때리고, 무관세 협정도 손바닥 뒤집 듯 파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자신의 관세 부과에 보복 관세 방침을 밝히면 그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매길 것이라며 협박도 합니다.
 
관세 뿐만이 아닙니다.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파나마 운하를 환수하겠다고 주장해왔고, 캐나다에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하는 등 기행도 일삼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이끌면서 젤렌스키 대툥령을 향해 윽박지르고 회담을 파국으로 끝내는 모습은 왜 그가 매드맨인지를 잘 설명해주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에 전세계 각국은 전전긍긍 하면서도 협상을 통해 최대한의 방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트럼프와의 11 협상장에 앉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콕 집어 군사적인 도움을 주는 미국에 4배나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하는 등 시시각각 위기만 엄습해 오는 모습입니다. 이는 결국 내달 발표가 예정된 상호관세에 한국이 주요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의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통상교섭본부장을 다음주 미국에 급파하는 등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지만, 실익을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도 하지 못한 현실은 암담하기만 할 뿐입니다.
 
실제 정부가 방미를 통해 나름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이런 상황 속 상호관세의 시간은 우리 목줄을 조여오는 형국입니다.
 
결국 우리나라로서는 민·관이 합심해 닥쳐오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는데요. 예측불허 트럼프 전략의 행간을 잘 읽고 줄 건 주고 얻을 건 얻는 협상의 묘를 살려야 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 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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