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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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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탄압·인격권침해' 장범식 총장, 아시아경제 대표로

2025-03-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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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학보사를 탄압하고 학생 인격권을 침해한 장범식 당시 숭실대학교 총장이 최근 아시아경제 언론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됐습니다.
 
장범식 당시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이 2016년 1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열린 2016년도 금융발전심의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1년 11월, 숭실대는 <숭대시보>의 사설을 사전에 검열하고, 예산을 근거로 추가 발행을 막았으며, 부당하게 기자 전원을 해임하는 등 학보사를 지속적으로 탄압했습니다.
 
학사부총장은 학생 편집국장 A씨에게 "사설이 오류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주장을 하며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A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종이신문 발행을 강제로 중단시켰습니다.
 
학생 기자들이 장범식 총장의 외부언론 인터뷰 발언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를 준비 중인 것을 알아챈 주간 교수는 '학교의 명예와 위신에 관련해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장 총장의 허락을 구해 기자 전원을 해임하기도 했습니다.
 
갈등이 이어지던 중 장범식 총장은 학생대표자 간담회에서 A씨에 대해 "조주빈이 학보사 기자였고 그 학교를 위하는 편집국장이었다"며 "학교에서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켰지만 학교에서 단 한 번도 제지를 받지 않았다. 그 학교가 그 악마를 양성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조주빈은 2019년 5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아동,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박사방’을 통해 판매, 유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이 확정돼 복역 중입니다. 지난 2월에는 강제추행 혐의가 대법원에서 인정돼 징역 4개월이 추가됐습니다. 장범식 총장은 대학사회를 위해 제역할을 다한 학생 편집국장과 추악한 성범죄자를 비교한 겁니다. 
 
이에 A씨는 장범식 총장이 자신을 조주빈과 비교해 모욕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이를 받아들여 장범식 총장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등 A씨의 권리 회복을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인권위는 "장범식 총장의 발언이 학내 언론 숭대시보의 책임을 강조하는 취지였다 해도 조주빈과 학생을 동일시하는 효과를 불러일으켜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범식 총장은 "학교가 조주빈을 제지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강조한 발언이었을 뿐 진정인을 빗댄 말은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권고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2023년 9월 패소했습니다. 장 총장은 항소심을 제기했지만 2024년 7월 서울고등법원은 권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장범식 총장은 2024년 7월 상고장을 제출했지만, 같은해 10월 심리불속행 기각돼 최종 패소했습니다. 인권위의 구제 조치 권고는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장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권고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가 역풍을 맞은 겁니다.
 
2심 재판부는 "원고의 발언 내용과 발언의 전후 맥락, 발언 수위와 정도, 반복성 등을 종합해 살펴봤을 때 이 사건 간담회 참석자들과 A씨로서는 원고가 A씨를 중범죄자인 조주빈의 경우에 빗대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설령 원고가 대학교가 학생을 교육해야 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도 진정인을 중범죄자에 빗대어 지적한 것은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했습니다.
 
2021년 12월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숭대시보 언론탄압사태 대학 본부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대학언론인 네트워크)
 
그럼에도 장범식 총장은 <미디어오늘>을 통해 언론탄압 비판과 대법원 판결이 "전부 잘못됐고 왜곡됐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한 "대법원 판단에 조금도 승복하지 않는다"며 반성 없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장범식 총장은 최근 아시아경제 언론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됐습니다. 이미 언론부문 사장으로 선임돼 출근을 시작했고,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결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A씨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자체로 장 총장이 무리한 상고를 했음을 확인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틀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소회를 털어놨습니다. 그는 "(장 총장이) 그럼에도 떳떳하게 언론사 사장을 하겠다는 건 '만행'이라고 밖에 표현할 단어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듯 학보사 탄압과 학생 인격권 침해를 자행한 장범식 총장이 언론사 대표으로 선임된 점은 큰 우려를 낳습니다.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서도 언론을 탄압하고 구성원의 인격을 침해한 사람이, 언론사 대표로 자리한다면 또 다른 부정을 예상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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