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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의 웃음소리

2025-03-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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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의 첫인상은 웃음소리가 호탕한 옆집 아저씨 느낌이었습니다. 지난해 2월 가전·IT 박람회 ‘CES 2024’ 뒤풀이 장소에서 고인 옆자리에 앉은 저는 처음으로 한 부회장을 가까이에서 마주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 (사진=삼성전자)
 
그에 대한 부고 기사를 쓰면서 1년 전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그날 그는 삼성전자의 기술혁신과 글로벌 시장 전망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온화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중간중간 파안대소하던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기자들과의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재계 1위 그룹 부회장치고는 소탈한 면모였습니다. 미디어에 비치는 모습과 달리 ‘저렇게 환하게 웃으시는 분이구나’ 반가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1962년생인 그는 엔지니어로 시작해 부회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할 때 그의 나이는 스물여섯이었습니다. TV 개발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TV부터 PDP(두꺼운 액정) TV, LCD TV, 3D TV, QLED TV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삼성의 모든 TV 제품 개발에 참여하거나 주도했습니다. 
 
취재의 연장이었던 그날, 전 그에게 하루일과를 물었습니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런닝을 30~40분 한 뒤 아침을 챙겨 먹고 곧장 사무실로 출근해 회의와 거래처 미팅, 또 회의 등이 반복되는 삶이라고 했습니다. 알고 있던 ‘전문 경영인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단순하고 부지런한 삶을 살아온 사람 특유의 단단함이 엿보였습니다. 책임감에서 비롯됐을 그 단순한 반복 속에 그의 성공이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25일 한 부회장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나이 예순셋이었습니다. 생의 절반 이상인 37년 세월을 삼성맨으로 살았습니다. 평생 부지런히 사셨으니 하늘에선 늦잠도 주무시고 게으름도 피우셨으면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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