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 경쟁' 본격화…'채상병·김건희' 특검 온도차(종합)
나경원·한동훈·원희룡, 23일 릴레이 출사표
나 "책임정치"·한 "보수혁신·원 "당정원팀"
'채상병 특검' 놓고 나·원 "반대", 한 "찬성"
2024-06-23 17:23:49 2024-06-23 18:12:1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 선언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당 대표 출마를 잇따라 공식 선언했는데요. 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당정 일체'에는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다만 '특검법'에 대해선 온도차를 드러냈는데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반대' 의사을 보인 반면, 한 전 위원장은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선을 그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여졌다. 왼쪽부터 23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지난 21일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 그리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한·원, 잇따라 출사표…각자 "내가 적임자" 
 
나 의원·한 전 위원장·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시간 간격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공식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나 의원은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당권 도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로 친윤(친윤석열)계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습니다. 원 전 장관은 '원팀'을 내세우며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우선 나 의원은 "반드시 보수 재집권에 성공해야 한다"며 "윤석열정부의 성공,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나경원이 헌신할 수 있는 그 소중한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듯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염치없는 정치·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당 대표는 묵묵히 대권주자를 빛나게 해야 한다. 계파 없고, 사심 없는 제가 그 적임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전략·경험을 오롯이 보수 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 경제·유능·개혁 및 야당을 압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 보수 정치를 혁신적으로 재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을 보여드렸다"고 했습니다. 이어 "고심 끝에 저는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 저는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친윤계'를 겨냥한 듯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낙인찍고 공격하거나 심지어 발붙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뺄셈의 정치를 해오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며 "어느 한쪽이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존중 속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원 전 장관은 당정 관계와 관련,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면서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레드팀을 만들겠다"면서 "레드팀이 취합한 생생한 민심을 제가 직접 전달하겠다. 그리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보고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원팀을 강조한 원 전 장관은 "108석으로는 다 뭉쳐도 버겁다. 우리는 모두 동지"라면서 "이 길로 가야만, 3년 남은 정부를 성공시키고, 재집권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검 수용' 당권 경쟁 쟁점…한동훈 "채상병 특검 찬성"
 
세 후보들은 이날  '채상병 특검과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공통적으로 받았는데요. '채상병 특검'을 두고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반대' 의사를 보인 반면, 한 전 위원상은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나 의원은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 관련 질문에 대해 "국회 법사위 진행 과정 보면 인민재판 같다"며 "진실 규명보다는 한마디로 정권 끌어내리려는 목적 상당히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사가 끝난 뒤 미진하면 그 때 가서 특검법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습니다.
 
원 전 장관도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면 먼저 특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게 이미 여당에서 밝힌 입장"이라며 "우선 공수처의 수사 철저히 진행되도록 하고, 그 결과를 보고 미진한 것이 있다면 그 때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 이게 저희 여당의 입장"이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그는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서도 "지금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민 의구심을 풀어드릴 여러 번의 기회를 아쉽게 실기했다"며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 생각한다. 민심을 거스를 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기존 국민의힘 입장과 달리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김 여사 특검과 관련해선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사안은 이미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명품백) 사안은 사실관계가 대부분 나왔고 법리 판단만 남은 단계로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전 위원장은 "다만 집권여당과 정부가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며 "제가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국민의힘이 적극 추천하고, 제2부속실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 진짜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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