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KTB투자증권 자회사 KTB네트워크(
케이티비네트워크(298870))가 상장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시장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변동성, 우리사주 조합 물량이 전무했다는 점 등이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는 시초가 보다 680원(11.28%) 하락한 5350원에 거래를 마감, 공모가(58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초가는 공모가(5800원) 보다 3.96% 높은 6030원으로 결정됐다. 이날 기준 회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1.97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81배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 평가가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밸류에이션 평가에 있어 피어그룹을 아주IB투자, 우리기술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총 10개사를 선정했다. 희망공모가액은 해당 회사의 4개 분기 경영성과를 적용해 PER(주가수익비율) 11.19배, 주당 9945원에 가액을 결정한 후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VC(벤처캐피탈) 피어그룹이 1~2개 종목의 이슈로 급등한 상태에서 비교가 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작년과 올해에 걸쳐 (VC 시장 상황이) 유독 좋은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앞으로의 상황은 보장하기 어렵다고 평가하며, PBR 2배 이상으로 거래된다는 것은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VC 업계의 PBR은 2배 이상이다. 아주IB투자의 PBR은 2.30배, 미래에셋벤처투자 2.12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2.81배다. 2년 전만 해도 저조한 투자심리에 VC 업계의 PBR은 1배도 쉽지 않았다. 이후 막대한 시중 유동성과 금리 하락에 따라 낮아진 할인율이 자본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투자 회수와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
앞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흥행 부진도 고평가 논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당시 공모주 매입을 신청한 수량은 7억5291만1000주에 불과했고 주문 건수도 405건에 그쳤다. 최종 경쟁률은 50대 1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상장사와 비교하면 다소 저조한 경쟁률이다. 또한 의무보유 확약은 신청건수가 4건으로 신청 수량 대비 0.99%이며, 신청수량은 5228만주로 6.94%에 그쳤다.
IPO 관련 연구원은 "기관들의 참여율이 매우 저조한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KTB네트워크의 최근 실적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이것이 꾸준한 이익으로 나올 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인 이익 시현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경우 투자를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KTB네트워크의 매출액은 2018년과 2019년 200억원대 수주에서 2020년 67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1043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번 KTB네트워크 공모 과정에서 우리사주 물량이 전무했다는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C 업계 1위라고 자부할 정도로 KTB네트워크에는 소위 선수들이 모여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사주조합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공모가 결정에는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사용했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5800원~7200원)에 하단인 5800원으로 결정하면서다. 일반 투자자도 이에 응답하듯 배정물량 500만주에 16억3628만주를 접수하면서 경쟁률은 327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증거금은 4조7500억원이 몰리면서 아쉬운 수요예측을 달랬다.
한편 KTB네트워크는 업력 40년 이상의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로 운용자산 1조1745억원 규모의 업계 최상위 벤처캐피탈이다. 시총 5800억원 규모로 상장하며 벤처캐피탈 업계 대장주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 모집된 공모자금은 펀드 결성의 마중물로 사용할 계획으로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비롯해 해외투자펀드, Secondary(세컨더리) 펀드 등 다양한 펀드 라인업 구축에 사용된다.
KTB네트워크가 상장 첫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창규 KTB네트워크 대표이사가 온라인 IPO 간담회하는 모습. 사진/KTB네트워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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