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정부의 새 거리두기 지침 발표를 앞두고 자영업자 업종별로 입장차가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 대다수가 영업시간 제한과 인원 제한 모두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면서도, 좀 더 시급하게 풀어야 하는 제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2021년 12월 8일 밤 서울 시내 한 먹자골목 맥주집에서 시민들이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외식업중앙회 측은 시간제한보다는 인원제한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말연시 단체 손님이 많았는데 인원제한으로 이런 손님을 받을 수 없는 데 따른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받을 수 있는 인원 수가 4명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 모임인원 전체가 못 모이게 되면 아예 모임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들은 호소한다. 식사 위주로 영업을 하는 식당의 경우 지금의 오후 9시 제한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없어서 받는 타격이 더 큰 셈이다.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인원 제한을 6~8명으로 늘리고 자정까지 영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자정 영업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 같고 인원제한만이라도 풀어주면 그나마 낫겠다”며 “시간제한도 중요하지만 인원제한 때문에 연말연시에 아예 모임을 안 갖는 경우도 있어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도 마찬가지다. 인원제한이 4명이면 동기들, 부서들끼리 회의 후 식사를 하는 자리도 갖지 못한다”며 “저희는 인원제한 타격이 더 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심야시간 영업이 중요한 업종의 경우 인원제한보다는 시간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회장은 “영업시간을 그대로 하면서 인원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시간을 건드려야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된다. 영업시간이 짧으면 인원을 풀어도 사람들이 술집을 찾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도 시간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대표는 “2차(모임을 상대로 하는) 업종 자영업자들이 제일 힘들다”며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예 영업시간이 매출과 직결되는 거의 유일한 요소인 업종도 있다. 노래방의 경우가 그렇다. 이재인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이사는 “자영업자의 생명은 매출인데 매출은 영업시간하고 직결된다. 영업시간이 매출에 가장 큰 영향 요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업시간 보장을 외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무작정 틀어막고 있어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늘어났을 때 술집의 경우 방문자 수가 달라져 매출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칵테일바 사업주는 “오후 9시일 때만 해도 사람들이 2차를 잘 가지 않는다. 친한 손님에게 연락을 해 가게에 놀러오라고 할 정도였다”며 “오후 10시로 바뀌자마자 손님이 급증했다”고 회상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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