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다가오는 뉴노멀 시대에는 버스에 대한 단거리 대중교통 수요가 줄고,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연구원은 14일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근 사회여건 변화를 반영한 대중교통 변화 장래수요예측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전통적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도시철도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미 2010년대 들어 승용차에도 밀리며 하락세를 기록하던 버스는 뉴노멀 시대 들어 통행의 절반(46.7%)을 차지하던 3km 미만 단거리 통행에 대체수단이 등장하면서 수송분담률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버스의 자리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이동수단은 개인교통수단(PM)과 초소형차량(MM)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등장한 개인교통수단과 초소형차량은 소유하지 않아도 공유 형태로 이용 가능하고, 가까운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요대응형 서비스(DRT)의 등장도 기존 단거리 노선버스의 수요 감소 요인 중 하나다. 기존의 정류장이나 역사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수요 기반으로 움직이는 6~15인승 형태의 밴은 현대자동차가 작년 2월부터 서울 은평구 등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콜택시와 달리 여러 사람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고려해 최적의 경로를 산출한다.
3km 이상 중·장거리 통행은 상당 부분 도시철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철도의 경우 3km 미만 단거리 통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13.5%로 상대적으로 낮고, 대부분이 3km 이상 중·장거리 통행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 내부는 물론 경기·인천과 잇는 10개 노선이 건설되고 있어 뉴노멀 시대에도 버스와는 달리 중·장거리 공공·대중교통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진은 뉴노멀 시대에 버스가 중장거리 운송 기능이 대폭 약화돼 지금처럼 거점 간 수송 역할 대신에 도시철도를 연계하는 보조수단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버스가 살아남으려면 간선이 아닌 지선 중심의 노선체계 개편, 준공영제 운영방식 개선, 다양한 버스형태 등장 등이 불가피하다.
도시철도는 거점 간 대량수송 역할이 더 강화된다. 미래에는 거점 역을 중심으로 대중교통 허브를 만들거나 취약지역을 줄이기 위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서대문구 일부를 포함한 동북권, 강북·노원 일대의 서북권, 금천·관악의 서남권은 여전히 도보 10분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없다. 향후 버스의 역할이 축소된다면 도시철도 취약지역의 경우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노선 신설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장래통행전망에 따라 간선통행은 도시철도, 지선통행은 버스로 대응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지하철은 인프라 투자 확대와 이동수단 간 환승시설 구축, 버스는 버스노선체계 개편과 함께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방식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강동구 천호역 앞 버스 승강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