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초 AI 응용기술 토대로 글로벌 경쟁력 높일 것"
한우진 스마게 AI 센터장 인터뷰…인간적인·재미있는 AI 지향
'휴릭' 고도화에도 박차…AI MBTI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독립적 개성 모사에 초점…응용 서비스 영역 확대
2022-08-02 16:27:22 2022-08-03 10:39:1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인공지능(AI) 최고 성능 구현보다는 최초 적용자, 기술적 성능이 뛰어난 곳이 아닌 AI 기술을 적재 적소에 잘 적용한 곳으로 인식되고 싶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센터장은 지난달 28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스마일게이트의 AI 사업  방향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 필요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센터장이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2020년 8월 설립돼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었다. AI센터를 총괄하는 한 센터장은 '인간적인 AI', '재미있는 AI'를 지향하는 엔터테인먼트 특화 인공지능을 개발해오고 있다. 최근까지 AI센터는 가상인간부터 생성지능, 행동지능, 분석지능, 미디어 서비스로 구분해 각각의 부분에서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는 다양한 모달리티를 동시에 받아들이고 사고하는 AI 모델, 멀티모달 AI에 대해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이어왔다. 한 센터장은 "똑같은 말을 대답할때 기분 좋을때와 나쁠때 분위기가 다른데, 기존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작은 부분의 작업들로 나누고 각각의 작업을 모사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면서 "우리는 그런 구분을 하지 않고 연동을 토대로 한 융합 AI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영향을 주면서 최종 결과가 나오게 하는 것으로 멀티 모달 확장은 이러한 흐름의 반영이라는 얘기다. 
 
지난 3월 공개한 AI 언어모델 평가 시스템 '휴릭' 고도화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AI 센터에서 첫 공개하는 휴릭은 AI에 기반한 다양한 언어 모델을 평가·연구하며 그 결과를 공유하는 평가 플랫폼이다. 한 센터장은 "'인간다움'을 평가하기 위해선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데 이러한 평가결과를 축적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휴릭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AI에 의한 자동 평가 방법론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휴릭은 '인간 유사도'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향후에는 윤리성, AI MBTI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센터장. (사진=스마일게이트)
 
지난해부터 열풍이 불었던 메타버스에 대해선 "일부에선 메타버스와 게임이 같냐 다르냐를 얘기하는데 큰 의미가 없다"며 "그보단 사용자의 시간을 우리는 중요하게 본다"고 진단했다. "메타버스가 SNS, 유튜브, 게임 시간까지 빼앗아간다면 경쟁 산업이 될거라고 보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대기업 중심의 초거대 AI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구글이 최근 개발한 대화형 AI 챗본 기술인 람다2(LaMDA2)를 비롯해 네이버의 하이퍼 클로바, 카카오의 KoGPT 등이 나오며 AI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 센터장은 "초거대 AI기술이 다양한 단위 작업에서 뛰어난 성능 향상을 가져오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만능열쇠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다른 기술들을 위한 기반 기술에 가깝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초거대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기보단 초거대 AI 기술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부분인 인간의 기억, 성격, 감정 등과 같은 평균적 인류가 아닌 독립적 개성을 갖는 인간 개체를 모사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초거대 AI기술의 내재화 시점은 기술이 안정되고 경량화 및 모듈화가 상당히 진행된 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해외 대비 국내의 AI 산업이 기초 역량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현재 (AI) 과제들이 데이터 확보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인재 확보 및 양성, 핵심 알고리즘 연구 역량에도 신경써야한다는 설명이다.
 
한 센터장은 "전세계 AI 전문가의 90%는 미국과 중국에 취업한다는 통계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AI 분야 역량은 인재 확보에 있다"며 "어떻게 하면 전문인력을 다수 육성할 것인지, 이들이 국내 AI 산업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취업할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AI 분야는 타 분야 대비 최신 연구결과들이 알고리즘을 비롯해 학습된 모델, 코드까지 공개돼있는데 이러한 오픈 소스 트랜드가 AI 분야의 빠른 발전을 이끌어왔다"면서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신규 AI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오픈 소스로 공개된 코드를 기초로 부분 개선하고 있는 실정인데, 향후 오픈소스 시대가 끝난다면 일순간 경쟁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학분야에서 기초 연구를 등한시해선 안되듯이 AI 분야도 공개 기술 응용보단 신규 핵심 기술 발굴을 더 권장하는 정책 방향이 수립돼야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실제 서비스에 적용된 사례를 늘려나갈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론 메타버스, 버츄얼 휴먼과 같은 신규 트렌드에 대응해 AI가 있어야 성립하는 서비스를 지속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게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인간이 정서적 만족을 위해 의존하는 다양한 분야 및 차세대 놀거리를 그 대상으로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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