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회공헌 점검)③"저출산·고령화·주거안정 연계해야"
일회성 자금 지원 편중…국민 체감도 떨어져
2024-08-29 08:00:00 2024-08-29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권의 사회공헌 금액은 매년 조 단위를 넘어서지만 국민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자장사' 비난을 비롯해 횡재세 도입이라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국민의 생활 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이 나옵니다.
 
비교공시 통한 경쟁 유도 한계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사의 사회공헌을 활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비교 공시 강화를 통한 자율 경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사회공헌활동 실적 점검 등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 확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인데요. 비교 공시에는 금융소비자 교육 등 다양한 정성적 항목까지 함께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시 기준 변경을 통해 사회공헌 취지와 맞지 않거나 영리 행위와 관련된 사항은 사회공헌 성과에서 제외한 바 있습니다. 다만 사회공헌활동을 비교공시할 경우 민간 금융사의 사회공헌까지 '줄세우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당국이 제시하는 기준에 맞춰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고령화에 따른 간병 서비스 등은 사회공헌 활동이나 금융사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금융사의 사회공헌 사례를 보면 금융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지원 대상이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 2013년부터 온라인 금융 교육 플랫폼인 '배터 머니 해빗(Better Money Habits)'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고객에게 필요한 금융 주제를 추천하거나 개인별 저축 및 지출 계획을 수립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축과 주택 구입, 학자금, 은퇴, 세금, 투자 등 다양한 주제를 대화형 도구, 영상 등을 활용해 제공합니다.
 
금융이라는 주제 밖으로 눈을 돌려 식량 안보나 환경적 관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사례도 있습니다. 싱가포르 DBS 은행는 2020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Zero Food Waste) 운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자선단체와 협력해 지역 식당의 잉여 식품을 소외 계층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냉장 차량 등을 후원하고, 공급망에서 식품의 손실을 줄이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기업을 지원합니다. 미국의 대형 은행이 저소득층 주택 지원 프로그램에 임팩트 투자를 통해 자금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 영역이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 문제로 확대해야 국민 체감도가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폐원한 어린이집 놀이터가 잡초로 뒤덮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래 먹거리' 인식 전환 필요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이 의무나 관행이 아니라 지속성장 가능한 영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당국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 등 취약계층 지원이나 고령화에 따른 간병인 서비스 등은 사회공헌 활동이면서도 금융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험업계에서는 저출산으로 성장한계에 부딪힌 보험업계가 신사업으로 요양사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본업 외에 부가 업무를 할 때 적용되는 규제가 아직도 많다"며 "요양시설 설립·운영 같은 경우에는 공공임대를 해야 하는 등 걸림돌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기존 인터넷은행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을 급격히 늘리다보니 건전성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출범을 대기 중인 제4 인터넷은행 후보자들은 일제히 중저신용자에 포함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특화은행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전장을 낸 곳은 KCD뱅크와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등 4곳입니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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