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신 관리 부실이 2020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유독 주요 사안이 많은 국감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최근 연이어 터진 백신 관리 이슈에 이날 초점은 백신에 맞춰졌다.
13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국정감사에서 최근 불거진 백신 관리 부실에 대한 질타와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국감에는 이의경 식약처장이 나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1일 운송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총 48만도스를 수거한데 이어, 이달 9일 백색입자가 발견된 61만5000도스를 추가 회수 조치한 바 있다. 해당 백신들 모두 출하와 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고, 수거 역시 안전성 보다는 휴력 우려 등의 보수적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유통 과정에서의 미흡함과 늦은 대응은 도마 위에 올랐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상한 밥을 두고 탄수화물양은 같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면 믿음이 갈 수 없는 것처럼 연일 백신과 관련된 문제가 터진 가운데 효과와 안정성이 문제없다고 발표는 신뢰가 떨어진다"라며 "상온노출 백신 사태 당시에도 인지 10시간 이후에 유통을 중단했고, 백색입자 발견 이후에도 3일이 지난 시점에 중단된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내는 지난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백신 위탁시험기관으로 지정되는 등 관리 체계를 인정받아 왔는데 이번 사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며 "백색입자 발견 백신의 경우 지역 보건소 첫 보고 이후 국민에게 알리는 데 3일 이상이 소요돼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만큼 식약처의 새로운 접근 방식 필요성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백신 관리 문제로 110만도즈가 폐기됐는데 40만도즈의 여유생산분을 제외한 수량의 추가 확보방안이 마련되지도 않고, 사용된 문제 주사기의 수량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날 답변에 나선 이의경 처장은 연이은 백신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계획을 밝히는 한편, 과도한 우려에 대한 해명을 이어갔다. 이 처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라며 "질병관리청과 협력해 독감백신 접종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향후 유통관리 감독 대책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처장은 "백색입자 백신의 경우 백신과 주사기 모두 허가 당시 문제가 없었지만 특정원액과 주사기가 만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상 밖 문제로 상세하게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입자의 유해성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포괄적 조사를 위해 발표 시점보다는 완벽한 조사에 무게를 기울이다 보니 발표가 늦어졌지만, 백신 외부에서 이불질이 들어온 것이 아닌 내부 단백질 응집인 만큼 상한 밥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온노출로 중단됐던 독감 예방접종 사업은 이날 전국 보건소와 2만1000여개 의료기관에서 재개됐다. 13~18세 중·고교생이 이날 무료로 접종을 받은 뒤, 19일 만 70세 이상, 26일 62~69세 어르신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및 임신부 대상 무료접종은 지난달 25일 우선적으로 재개된 바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3일 열린 식약처 국감에서 복지위 소속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식약처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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