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사고, 기왕증 있어도 치료비·위자료 지급해야"
2020-10-14 10:23:14 2020-10-14 10:23:1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비정상적인 에스컬레이트 고장으로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은 70대 고객들에게 백화점은 합의금 외에 치료비와 위자료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관리 책임자와 형사 합의한 사건이지만 백화점에게 별도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김기홍 판사는 피해자 A씨 부부가 "에스컬레이터 관리 소홀로 부상을 입힌 것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B백화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이 판결은 쌍방 항소 포기로 확정됐다.
 
사진/뉴스토마토
 
A씨 부부 2018년 4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B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 고장으로 넘어져 각각 전치 3주와 전치 2주의 허리 부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는 핸드레일에서 내부 부품이 갑자기 튀어나와 멈추는 한편 발판은 그대로 작동하는 등 비정상적 사고였다.
 
A씨 부부는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담당직원 C씨를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고소하는 한편, 백화점 측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C씨는 A씨 부부와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백화점 측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A씨 부부가 총 28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백화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백화점 내 에스컬레이터의 설치 또 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피고는 민법 758조에 따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치료비 외에 위자료를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들이 요추부 질환을 앓고 있었고 사고 직전까지도 정형외과 등에서 요추 부위에 대한 치료를 받아왔던 점, 관련 형사사건에서 상당한 금액의 합의금을 받고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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