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이 호주산 석탄에 경제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원재료 가격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원재료 가격 등락에 따른 리스크가 모두 존재하는 만큼 대외 여건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호주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12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중국 당국이 중국내 발전소와 제철소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도록 구두로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은 바로 다음날인 13일 '2020년 3분기 수출입 현황' 기자회견에서 외신 보도를 사실상 인정했다. 이날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지시가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 조정이냐'는 외신 기자 질문에 해관총서(관세청 격) 대변인은 "관련 제품에 대한 수입 감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며 "관련 정보는 관할 당국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호주에서 수입된 제품은 철광석, 천연가스, 석탄 등이 수입액 중 76.4%를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의 전 세계 석탄 수입액 188억달러 중 50%를 호주에서 사들였다. 호주와 함께 양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석탄을 수입할 수 있지만 운송거리가 늘어나는 만큼 운송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석탄 재고 조절, 환경 문제 등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이 호주에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양국의 기싸움은 2018년 호주 정부가 안보위협을 이유로 5세대(5G) 광대역통신망 사업에 중국 통신장비사 화웨이 참여를 금지하면서 본격화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 2월에도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4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조사를 요구하면서 전방위적 보복 조치를 취해왔다. 6월에는 중국 항만에서 호주산 철광석 통관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업계는 양측이 원재료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석탄 등의 원료탄 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진다. 원료탄 가격은 이달 첫째주 138.5달러로 8월 대비 30달러 이상 상승하며 철강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에서 수입 규모를 줄이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이럴 경우 철강사는 제품가격 인상요인이 약해진다. 철강사는 상반기부터 제품가 인상을 시도했지만 전방산업 부진에 번번이 실패했다. 원재료값 인상 부담은 모두 물고 막상 협상때는 제품가를 올리지 못했는데, 이런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
가격 등락에 따른 리스크가 모두 존재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높으면 비용부담이 커지고 떨어지면 제품가 인상이 어려워 진다"며 "원재료 가격이 하루 빨리 안정화해야 철강사도 이에 따른 대응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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