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바이러스 대응에 뒤처져 있다'는 지적을 받은 유럽 국가들이 전국적인 재봉쇄 조치에 돌입하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로 유럽 내 코로나19가 이미 통제 불능 상태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재봉쇄로 인한 경제 타격도 우려된다.
2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코로나19 사태 초반이었던 지난 3월 중순부터 전국 봉쇄를 취했으나 5월부터 봉쇄가 풀리면서 재확산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에는 매일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25일(현지시간)에는 하루 동안에만 5만명 넘는 확진자가 보고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장 비관적인 예측조차 빗나갔을 정도로 프랑스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우리가 내린 조치들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파도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했다"고 자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소 11월 한 달 동안 2차 전국 봉쇄를 시행한다고 선포했다. 사진/뉴시스
독일도 부분적인 재봉쇄를 선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11월 말까지 식당과 술집, 카페의 영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봉쇄조치로 타격을 입을 산업을 대상으로 최대 100억유로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야간 통행금지령 등 정부 차원의 고강도 방역을 시행 중인 이탈리아도 봉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어떤 피해를 치르더라도 바이러스를 막아야 한다" 며 봉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이탈리아 곳곳에선 정부 통제에 반발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 정부도 지난 봄 전국 봉쇄 때 내렸던 국가 비상경계령을 다시 발동했다. 스페인은 지난주 EU 국가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유럽연합(EU)는 대응을 강화하고, 회원국 간 조율이 필요하다 밝혔지만 일각에선 유럽의 바이러스 통제는 이미 한계에 임박했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현재 유럽은 바이러스 대응에 매우 뒤처져 있다"고 비판하며 "코로나19를 억제하려면 지금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확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를 효과적으로 추적하지 못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2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봉쇄 우려로 급락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장대비 503.06포인트(4.17%) 내린 11,560.51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59.54포인트(3.37%) 빠진 4,571.12를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도 2,963.01로 107.06포인트(3.49%) 떨어졌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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