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 두번째 재판 참석 예정…연말 다중리스크 고비
국정농단 재판 공판기일 본격 재개…이르면 연내 매듭
상속세 처리·내년도 경영 전략 마련 등 과제 산적
2020-11-09 06:00:15 2020-11-09 06:00:1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파기환송심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가운데, 연말까지 이어지는 각종 악재에 이 부회장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게 됐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지난번 준비기일에서 매듭짓지 못한 향후 일정과 심리위원 선정절차 등에 대해 결론내릴 예정이다. 
 
파기환송심은 올 1월 특검의 재판부 기피신청 영향으로 9개월간 공백을 거쳐 지난달 재판이 다시 시작됐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지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장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회장은 앞선 지난달 26일 준비기일에도 출석을 요청받았지만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장례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재판부와 특검은 전문심리위원 선정 절차와 재판 일정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이달 내 5, 6회차 공판을 진행하고, 셋째주에는 전문심리위원 면담 조사를, 내달 중순에는 최종 변론기일로 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특검 측은 심리위원 면담에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의의를 제기했다. 최종 변론날짜가 12월 중순으로 정해지면 이르면 올해 안에 재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시작된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재판은 4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지만, 2018년 진행된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받고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과 달리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딸에게 제공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과 마필 구매비 34억원 등을 뇌물로 판단하면서 재판은 파기환송됐다.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액은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어서 파기환송심에서 감경요소를 인정받지 못하면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 측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을 점검한 후 이 부회장의 양형에 얼마나 반영할 지를 판단한다고 공표한 점이다. 재판부와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 특검 측은 각각 한명씩 삼성준법위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한 상태다. 준법감시위가 삼성의 준법 경영에 진전을 이끌어냈다고 평가받을 경우,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이 부회장은 연말까지 올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전략을 마련함과 동시에 재판 준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1월부터는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에 대한 재판도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또다시 경영공백의 위기를 맞을 수 있는 부담이 산재해 있다.  
 
여기에 최근 이건희 회장의 타계로 상속되는 유산에 대한 세금 지급 방안 역시 이 부회장이 풀어야할 시급한 과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일가가 이건희 회장의 삼성그룹사 지분만 물려받는다고 하더라도 상속세 규모는 10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지배구조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보험업법과 공정거래법 등도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은 기업의 영속성을 위협하는 각종 리스크들에 대거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묵은 리스크를 빠르게 매듭짓고 새로운 삼성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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