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K-뉴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한달여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후광을 업고 수익률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후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성장주 중심으로 뉴딜지수를 꾸렸지만 조정장에서 부침을 겪어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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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타이거(TIGER) KRX BBIG K-뉴딜 ETF는 지난주 종가 기준 1주일 새 9.45% 수익률을 기록, 설정일 대비로는 1.61%의 수익률을 냈다.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그의 대선 공약과 관련한 2차전지, 바이오·헬스케어 등 일부 K-뉴딜 업종들이 수혜를 보면서다.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뉴딜사업과 관련된 대표 종목군인 'BBIG'으로 구성된 'K-뉴딜지수'를 내놓은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지수를 독점적으로 활용해 관련 ETF 5종을 지난달 초 출시했다.
업종별 테마형 ETF 4종 역시 지난주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타이거 KRX 바이오 K-뉴딜 ETF는 1주 수익률 10.06%를 내며 설정일 대비 7.18% 올랐다. 바이든 후보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오바마 케어' 부활 기대감에 제약·바이오주도 들썩이면서다. 9~10월 지지부진했던 2차전지주들도 반전의 한 주를 맞았다. 타이거 KRX 2차전지 K-뉴딜 ETF는 지난주 1주동안 14.03% 급등하며 설정일 대비 4.84% 뛰었다. 2차전지는 친환경 전기차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배터리다.
타이거 KRX 인터넷 K-뉴딜 ETF도 1주 새 7.49% 뛰었다. 바이든이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NAVER(035420),
카카오(035720) 등 인터넷 대장주들이 연일 부진했으나,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힘을 받았다. 타이거 KRX 게임 K-뉴딜 ETF도 지난 한 주간 5.29% 올랐다.
K-뉴딜 ETF 시리즈는 구성 종목인 'BBIG' 관련주들의 주가가 지난 한달 간 내리 조정받으며 코스피 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올해 큰 폭으로 올랐던 BBIG 종목 위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다. 특히 해당 상품들이 상장한 지난 10월 초는 BBIG 종목들이 오를 대로 올랐을 때라 추가 상승 여력이 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바이든 수혜에 힘입어 플러스 수익률로 전환한 지금도 '반짝 후광론'이 제기된다. BBIG은 4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증시 폭락 이후 과열 논란을 낳을 정도로 급등세를 유지해온 만큼,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블루웨이브 정책과 국내 뉴딜 정책 집행 전에는 언제든지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다. 실제로 친환경 인프라 구축 등은 바이든의 대선공약이지만 미국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한 만큼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지난주 풍력, 태양광, 전기차, 수소경제 등 바이든 수혜주로 묶인 뉴딜주가 블루웨이브 기대감에 일제히 급등했다.
또한 뉴딜ETF가 담고 있는 종목들이 성장을 주도해온 소수 종목들인 만큼 변동성에 노출될 리스크도 크다는 단점도 있다. BBIG ETF는 3종목씩 12종목, 업종별 테마형 ETF 4종은 각각 10종목씩 담고 있다.
업계는 간만에 걷힌 불확실성과 바이든 수혜주 등 주도주 형성 기대감에 미뤄온 ETF를 속속 상장시키는 분위기다. 10일엔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FnGuide K-뉴딜 디지털 플러스 지수’를 기초지수로 만든 ETF 4종을 상장한다.
이밖에도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나스닥지수, 친환경, 5G테마주 등 ETF가 줄줄이 상장 중이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미국의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를 상장시켰으며, KB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은 미국 대선 후 인프라 투자 수혜가 예상되는 5G테마형 ETF를 출시했다. 바이든의 친환경 대선공약과 맞닿아있는 '수소경제테마' ETF도 상장됐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대선 공약으로 친환경 등으로 방향을 제시한 만큼 배터리는 물론 바이오, 인터넷 등도 '성장주' 테마로 묶여 오를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환경 자체는 우호적이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배터리, 친환경 관련주들이 기존에 소외됐던 종목이 아니고 이미 많이 올라있는 종목들인 만큼 기대만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G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예고했음에도 연내 진행되지 못한 점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지부진해질 수 있는 점 역시 변수로 남아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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