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조카, "친일·친나치" 발언 김원웅 광복회장 고소
"민족 반역자 매도해 사자 명예 훼손했다" 주장
2020-11-09 17:29:48 2020-11-09 17:29:4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 안익태 선생에 대해 "친일·친나치"라고 발언한 김원웅 광복회장이 유족으로부터 고소됐다.
 
안익태 선생의 친조카 안경용(미국명 데이비드 안)씨는 유족을 대표해 9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김 회장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안씨는 고소장에서 "김원웅은 광복회장이란 공인의 입장에서 광복절 국가 경축식장에서 기념사를 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허위사실을 주장해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를 민족 반역자라고 매도해 사자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며 "그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이 영상은 독일 유학생 송병욱이 2006년 독일 연방문서보관소에서 발견한 베를린 필하모니 대극장에서 안익태가 지휘하는 영상물이지 독일 정부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자료라고 규정해 전달한 자료가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마치 독일  정부가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광복회에 전달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8월21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애국가가 불가리아 군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음악을 전공한 분들이 비교해보니 음정이 일치하는 것이 58%가 나오고, 유사한 것까지 합치면 72%가 나온다"며 "표절한 외국의 군가를 표절한 곡을 국가로 쓰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도 밝혔다.
 
안씨는 "이것은 이미 1978년 공석준 연세대 음대 교수가 '애국가의 표절 시비에 관한 소고'란 논문에서 표절이 아니란 사실을 밝힘으로써 음악학계에서 공인됐을 뿐 아니라 문화공보부에서도 근거 없다고 판정한 것을 마치 애국가가 표절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친조카인 안경용(사진 왼쪽)씨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고소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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