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재격상에 제약영업 불안감 가중
수도권 24일 0시부터 2단계 시행…"1년 만 버티자고 했는데, 힘 빠져"
2020-11-23 15:07:30 2020-11-23 15:07:3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재격상에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조성된 열악한 영업환경 속 미봉책으로 버텨왔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무색하게 원점으로 돌아간 분위기에  당장 연말을 걱정하게 된 탓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오는 24일부로 2단계로 재격상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답답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 확산 분위기에 연말 송년행사를 기점으로 본격적 대면 영업을 재개하려던 시도가 기약없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영업사원들은 2단계 격상으로 당장은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앞으로의 분위기가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다수 영업사원들은 연초부터 지속된 확산세에 병원을 직접 찾기 어려워지자, 처방의 연구실이나 병원 인근 음식점 및 커피숍 등에서 미팅을 진행해 왔다. 2단계 격상 이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진행은 가능하지만 '1년 만 버텨보자'라는 마음으로 기다려온 노력에도 달라지는 것 없는 상황에 향후 영업활동에 지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서울 내 종합병원을 영업처로 하는 제약사 영업사원 A씨는 "연초부터 병원을 직접 찾기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처방의들과 연락을 주고 받거나 연구실 등을 찾아 미팅을 해온 만큼 타격을 최소화 할 수 있었지만, 결국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인 만큼 추가적인 사태 장기화에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병원을 찾는 것은 둘째치고, 송년회 기간이 도래하면서 그동안 미비했던 대면영업을 만회하고자 했던 계획이 백지화 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업사원 B씨는 "일과 시간에 진행되는 미팅은 크게 달라질 것 없을 수 있지만, 밤 9시 이후 음식점 등에 머물 수 없게된 만큼 저녁 약속은 불가능해 진 분위기"라며 "높아진 긴장감에 의료진들이 대면을 꺼리는 분위기도 강해져 최근 잡힌 미팅 일정을 줄줄이 조정하거나 취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 2·3분기 준수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장기 처방 품목 중심으로 선방한 만큼 사태 장기화는 '아픈 손가락'을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세부 처방실적을 보면 장기처방이 필요하지 않은 품목들이 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 중소제약사들의 경우 포트폴리오에 따라 타격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영업사원들의 향후 동선이나 근무 형태를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2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하고, 광주 및 전북·전남 등 호남권에 대해서는 1.5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특히 서울 경기 지역은 지난 19일 1.5단계 지정 이후 불과 5일만이다. 최근 5일 연속 300명대를 기록한 신규 확진자 발생에 따른 조치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에 따라 24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재격상이 예고된 가운데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서 마스크 미착용시 병원 출입금지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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