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카페를 못 가도 여기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쉴 수도 있어요"
24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드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무색하게 많은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곳은 햄버거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이지만, 커피도 같이 판다. 들어가 보니 점심 먹기에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 대다수가 햄버거 대신 커피를 시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50대 남성 A 씨는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 늦는다길래 밖에 날씨가 추워 이곳에서 따듯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며 "다른 카페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때문인지 의자를 모두 치워 이곳뿐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뿐만 아니라 모든 카페에서 자리에 앉아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것이 금지됐다.
또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설빙 등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점도 24일 0시부터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앞서 지난 8월과 9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당시 강화됐던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반면 커피를 판매하는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은 오후 9시 전 까지 모든 음식을 매장에서 섭취할 수 있다. 서울시는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내려온 지침이 식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점, 식당 등은 카페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쯤 또 다른 패스트푸드점을 찾아가 보니 사람이 더 많았다. 점심식사를 하고 난 직후라 더 많은 시민이 커피를 마시고 앉아서 쉬고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을 카페처럼 이용하고 있던 것이다. 아직까지 패스트푸드점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시민들이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여성 B 씨는 "학생인데, 수업이 끝나고 밥을 먹고 공부한 것을 정리할 겸 카페를 가려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카페가 막힌 것을 알게 됐다"며 "그래도 이 패스트푸드점은 카페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대상이 아니라 머물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등 영업 형태가 다양해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아직 시행 초반인 만큼,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서울시에서도 자치구와 함께 지속해서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패스트푸드점에서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표진수기자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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