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코로나19로 간편 결제 시장이 성장세를 타면서
삼성전자(005930)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시장별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규 출시 국가를 급격하게 늘리는 정책보다는 각 시장별 맞춤형 기능을 통해 입지 굳히기에 초점을 둔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프랑스 대중교통 어플 비아나비고와 제휴를 통해 현지 대중교통으로 사용처를 확대했다. 모바일 나비고 패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등의 나비고 패키지를 구매한 뒤 스마트폰에 나비고 카드를 가져가면 자동 충전 장치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총 10개 국가에 교통카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별 소비자 요구에 맞게 온라인 결제, 멤버십 카드 등 다양한 모바일 간편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페이는 최근 프랑스 대중교통 결제 플랫폼 비아나비고와 제휴를 맺었다. 사진/삼성전자
디지털 재무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영국 시장에서는 커브와의 협업을 통해 재무 관리 통합 솔루션 '고 백 인 타임(Go Back in Time)'을 제공했다. 삼성전자의 자체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46%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디지털 결제를 사용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고, 70%의 소비자들이 카드와 은행 계좌를 한곳에서 모두 관리하기를 원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 백 인 타임 기능은 사용자의 여러 카드간의 거래를 소급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리워드를 제공한다.
미국 시장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집안에 머무르며 비접촉식 결제와 재정 관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재무 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 아울러 소피와의 협업을 통해 삼성페이 전용 카드 '삼성 머니'를 론칭했다. 당시 삼성전자 미국법인 측은 "그 어느 때보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와 자금 관리 도구가 우리 일상 생활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한다"면서 "소비자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금 관리를 돕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신규 국가로의 진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다만 공격적으로 출시 국가수를 늘리기 보다는 기존 전략 국가의 서비스 강화에 한층 무게를 둔 정책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2015년 8월 첫 서비스를 실시한 삼성페이는 2017년까지 20여개국으로 영토를 빠르게 넓힌 이후,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한 곳, 올해는 카자흐스탄과 독일 두 곳만 추가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국가는 총 26개다.
가장 최근 출시 국가인 독일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9월말부터 갤럭시 S10과 S20, 노트10과 노트20, Z플립, 폴드, 폴드2 등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을 통해 약 한달간의 베타 테스트를 거쳤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개별 은행이나 카드사 등의 금융 회사들과의 제휴를 거쳐 서비스를 개시한 것과 달리, 독일에서는 핀테크회사인 솔라리스뱅크 AG와의 제휴로 한번에 여러 은행과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삼성페이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면결제 규모는 일평균 1조4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지만, 모바일기기 접촉 등을 통해 이뤄지는 대면 간편결제 규모는 8330억원으로 오히려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주류로 떠오른다는 점도 간편결제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페이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경쟁사들의 신규 진입과 달라지는 시장 판도를 그냥 두고 보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