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국에서도 중국 간편결제되니 편리”
제로페이-위챗페이 연동 개시, 국내 상주 중국인만 100만명, 결제 수수료율 0%대 낮춰
2020-11-30 06:00:00 2020-11-30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한국에서 중국 간편결제가 되니 편리하네요.”
 
중국 출신으로 얼마 전 귀화한 김해성(33) 씨는 지난 27일 덕수궁 근처 한 중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위챗페이로 계산했다.
 
김 씨가 중국인의 80~90%가 사용한다는 위챗페이 앱을 열어 QR코드를 읽어 금액을 입력하자, 위체페이에 이미 등록된 금융정보를 이용해 수초만에 가게에 결제 알림이 울렸다. 가게 계산대 위에는 제로페이 QR코드 옆에 중국어로 ‘위챗으로 결제 가능합니다’라고 안내문이 이날부터 부착됐다. 
 
김 씨는 “중국에서는 간편결제가 생활화돼 플라스틱 카드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한국에 오면 새로 발급받거나 현금으로 계산해 소비할 때 번거로웠는데 이제부턴 중국에서처럼 위챗을 사용하니 편하다”고 말했다.
 
위챗페이(Wechatpay)는 중국의 대표적인 간편결제로 순수사용자만 8억명에 달한다. 중국에선 ‘구걸도 간편결제로 한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활성화됐지만, 한국 내 사용은 수 차례의 시도에도 쉽지 않았다. 새로 국내 간편결제에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언어·문화적 차이에 부딪히며 여전히 간편결제 대신 플라스틱 카드만을 요구해 왔다.
 
제로페이가 위챗페이와 연동되자 당장 소상공인들이 반겼다. 김 씨가 계산한 중식당 직원은 “결제속도는 제로페이랑 똑같다”며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 이를 계기로 중국인 소비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내 제로페이 가맹 점포은 27만개,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노동자와 유학생만 100만명에 달한다.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 3명 중 1명은 중국인인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 시대 소상공인 매출 증대는 물론 향후 관광 재개 시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열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제로페이-위챗페이의 결제 수수료율도 대폭 낮춘 0%대로 기존 대비 절반 가량 저렴하다. 서울시와 위챗페이는 지난해 10월부터 결제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소상공인 가맹점 특별 수수료 구간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제로페이-위챗페이 연동은 중국 앱에 한국 QR코드를 적용한 한-중 크로스보더를 지자체에 적용한 첫 사례다. 서울시가 문을 열면서 부산시, 제주도 등도 연이어 연동을 추진 중이다. 단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자동 택스 리펀 제도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제로페이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해외 간편결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에는 아세안국가의 대표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도 연동을 추진한다. 결제 활성화를 위한 결제 할인, 쿠폰 증정 이벤트 등도 준비 중이다.
 
김홍찬 서울시 제로페이담당관은 “이번 연동은 한국 소상공인 가맹점주를 위한 사업으로 중국인들이 소비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당장 관광객은 많지 않아도 국내 상주 중인 100만명의 유학생 및 근로자가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의 한 중식당에서 위챗페이 이용자 김해성 씨가 위챗페이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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