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극한 대치 속 '검찰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2050, 권력기관 개혁, 규제 개혁 등은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려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대한민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들께서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추-윤 갈등'에 침묵을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내달 2일 법무부 징계위 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청와대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명권자'이지만, '면직권'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문 대통령의 이번 우회적 언급은 '추-윤 갈등'에 대한 문 대통령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높고,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여기에 검찰 내부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라는 메시지도 검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500명대에서 400명대로 다소 완화된 것과 관련해 "이번 주가 여러모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어야 한다. 방역 고삐를 더욱 조여, 조기에 코로나 상황을 안정시켜 나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과 관련해선 "안전하게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범정부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해 성공적인 수능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 국민들도 학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들 대부분이 코로나 방역 상황 때문에 전국 단위의 국가시험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자가 격리자와 확진자까지 예외 없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수능을 치뤄낸다면 'K-방역'의 우수성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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