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이 긴급사용 승인을 앞둔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투약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해 국민들 사이에서 확산 중인 백신 거부감과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미 전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카메라 앞에서 백신을 직접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대중들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지난 2017년 9월 2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프레지던츠 컵 골프 대회에 참석해 1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관중들을 향해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하다'고 말하고, 나는 그 말을 믿는다"면서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것이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은 위험보다 효용이 크다며 백신 접종을 촉구한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 측 대변인 프레디 포드는 "백신이 안전성을 승인받고 우선 순위 집단이 투여받은 후에 부시 전 대통령이 기꺼이 카메라 앞에서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 앵겔 우레나도 "모든 미국인에게 접종을 촉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공개적인 환경에서 투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대통령들의 자발적 움직임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미국 성인 42%는 당국의 승인을 받은 백신이 무료로 제공돼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31만명, 누적 사망자는 28만명에 육박하며 부동의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겨울철을 맞아 북반구에서 저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해지자 최근 미국 내 확진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미 보건당국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백신 접종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백신 공급은 식품의약국(FDA) 승인 심사날인 오는 10일 이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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