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3주 뒤에 뵙겠습니다. 연말 인사를 미리 해야 하나요"
7일 오후 1시쯤 찾은 서울 중구의 한 당구장에는 평소와는 다르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당구대 15곳 가운데 4곳 정도만 차 있었고, 주인 A 씨(53세)는 걱정하는 눈빛으로 계산대 포스 기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오는 8일부터 당구장, 헬스장 등 실내 체육시설은 운영이 아예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당구장에는 곳곳에 '턱스크', '코스크' 금지와 손 깨끗이 씻기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정부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어 올 연말까지 문을 닫게 된다.
A 씨는 "8일부터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는데, 3주 동안 문을 닫고 있자니 눈앞이 캄캄하다"며 "당구장은 격한 스포츠도 아니고 거리두기도 확실한 스포츠인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저었다.
당구장이 닫아 아쉬워하는 손님도 있었다. 한 손님은 계산대에서 당구장 주인에게 "3주 뒤에 뵙겠습니다. 2.5단계가 끝나면 연말인데 연말 인사를 미리 해야 하나"라고 말하며 아쉬운 발을 떼기도 했다.
대표적인 실내체육시설인 헬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광화문에 위치한 한 헬스장은 평일 낮임에도 운동을 하러 오는 손님이 있었지만, 문을 닫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헬스장 역시 정부의 지침에 따라 입구에서 QR코드를 확인하고, 곳곳에 마스크 바로 착용 등의 문구가 보였다. 런닝머신을 뛰는 사람은 땀을 닦으면서 마스크를 고쳐쓰기도 했다.
헬스장 관계자 B 씨(35세)는 "최근에 헬스장 이용을 정지하거나 환불을 해달라는 회원들의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며 "내일부터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데 헬스장 규정에 따라 처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동안 사회적거리두기를 확실히 뿌리를 뽑아야지, 어영부영하다가는 언제까지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사회적거리두기 단계 구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연말에 주로 수험생 할인 등을 내건 트레이너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트레이너 C 씨(31세)는 "주로 개인 PT로 회원관리를 하는데 지금은 신규회원은커녕 당장 운동할 곳도 없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D 씨(28세)는 "근무시간이 탄력적이라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운동을 해왔는데, 코로나19로 연말까지 운동을 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헬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회원이 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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