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검찰에 제보자와 MBC 기자 간 통화내역 제출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핵심이 아니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저희가 다투는 건 제보자 지모씨가 협박 내용을 전달했기 때문에 언제부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겁 먹은 상황인지가 중요하다”며 “MBC 기자와 언제부터 통화했는지 여부 정도는 증거로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지씨가 이 전 기자에게 신라젠 관련 자료가 있다고 속여 3월 13일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한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지씨와 MBC 기자의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 변호인 주장이다. 그는 "협박도 당하기 전부터 상의했다면 정치적 용어지만 검언유착이 아니라 권언유착이라는 말도 있다"며 "정치적인 시각을 넘어서 이 사건과 직결된 점이 거기에 있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받아 판단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검찰은 3월 13일 이 전 기자가 지씨에게 한동훈 검사장과의 대화 내용을 알려주며 이 전 대표 가족이 신라젠 관련 수사로 중한 처벌을 받을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본다.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 날짜는 같은달 31일이다.
재판부는 "이 건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런 것이 주된 내용인데, 다른 쪽에 비중을 놓고 보는 것 같다"며 "이 내용이 이 전 대표에 대한 강요 미수에 영향을 미칠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지씨를 통해 간접적으로 협박했다는 것이고, 변호인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검찰에서 필요한 부분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
변호인 요구는 지씨와 MBC 기자 관계에 대한 정황만 보여줄 뿐, 핵심에선 벗어났다는 것이 재판부 설명이다.
이날 재판에선 이 전 기자가 함께 재판중인 후배 백모 채널A 기자 공판 증인으로 채택됐다. 두 사람의 공모 여부에 대한 이 전 기자 증인신문은 17일 열린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3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가족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편지 등을 보내 협박한 혐의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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