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검사들의 처분에 대해 참여연대가 "맞춤형 불기소"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9일 논평에서 "김봉현 전 회장이 향후 라임 사태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전·현직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폭로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그러나 검찰은 접대 시점이 라임 수사팀을 구성하기 전이란 이유로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뇌물죄 대신 형량이 가벼운 청탁금지법만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현장에 동석해 접대를 받았던 현직 검사 3명 중 2명에 대해서는 접대 도중에 이석해 청탁금지법상 처벌 기준인 접대액 100만원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기소했다"며 "유독 검사들에게는 솜방망이인 부실 수사이자, 독점하는 기소권을 남용한 봐주기 수사"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에 대한 일부 기소 처분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사전적 의미의 100만원을 기준으로 검사 1명만 기소하고, 2명은 불기소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일부 검사들이 이석한 접대 당일 밤 11시 이전의 비용에 대해서만 영수증 금액 그대로 계산해 수수한 자 수만큼 나누는 '더치페이' 식 계산법을 택했다"며 "심지어 당시 김 전 회장은 해당 비용을 결제한 당사자임에도 검찰은 향응을 함께 받은 사람으로 간주해 수수자 수에 포함해 결과적으로 1인당 향응액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향응을 제공한 사람이자 동시에 향응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라며 "검사들을 봐주기 위한 맞춤형 계산법, 맞춤형 불기소"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검찰은 기소된 검사에 대해서도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고, 청탁금지법만 적용했다"며 "이미 술 접대를 받은 A검사가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는 점이 드러났음에도 술 접대 시점이 수사팀 구성 이전이란 이유로 직무와 관련 없다고 판단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뇌물죄의 구성 요건인 직무 관련성은 과거에 담당했거나 장래에 담당할 직무를 모두 포함하고, 심지어 현실적으로 담당하고 있지 않아도 법령상 일반적 직무 권한에 속하는 직무 등 공무원이 직위에 따라 담당할 일체의 직무를 포함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해석"이라며 "A검사가 이후 라임 사건 수사팀에 포함됐음에도 스스로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뇌물죄를 적용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뇌물, 향응 접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수사와 기소와 관련된 검사와 검찰의 권한이 너무도 막강하기 때문"이라며 "대검이나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사과 한마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검사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에서 솜방망이 처분이 반복되는 것 역시 기소권을 검사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하루빨리 공수처를 설치해서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검사)은 지난 8일 A검사와 김 전 회장, 이모 변호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A검사와 함께 접대를 받은 검사 2명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 기소하지 않고, 감찰 관련 조처를 하기로 했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검사 선서 앞으로 검찰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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