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코로나발 각국의 경기부양정책 수혜가 석유화학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이 고점을 찍고 주춤한 사이 폴리염화비닐(PVC)이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국내 PVC는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이 주력 생산한다.
16일 한국석유화학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PVC 국제 가격이 코로나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달 월간 평균 가격은 동남아(CFR SE아시아)와 극동아시아(CFR Far east) 기준 각각 톤당 1116달러, 1096달러를 기록했다. 양쪽 다 역대 최고치다.
PVC는 각종 배관용파이프와 건축자재,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고 전선피복재나 포장재, 시트, 호스, 완구류 소재로도 쓰인다. 국내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이 울산과 여수, 대산 등지에 생산공장을 보유 중이다.
PVC 시황은 미국 허리케인 피해로 인한 생산 타격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주택 관련 수요가 높아 미국에서 쏟아졌던 저가 매물이 올해 연말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수가 견조하고 인도시장 내 공급부족 현상도 있다. 코로나 파장에 화물량이 늘어난 것도 포장재 수요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 관계자는 “PVC는 건설자재에 많이 쓰이는데 중국 내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요가 많고 인도에서 대대적으로 시행되던 하수도 건설 수요도 회복세”라고 전했다.
석유화학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은 코로나를 빠르게 극복한 성과에 힘입어 예전과 같은 높은 성장률을 재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특히 코로나 영향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 덕분에 양호한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국내 화학업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외 코로나 백신 효과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기대감과 미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앞둔 것도 수출환경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한편, LG화학을 비롯해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화학 업체 실적을 이끌었던 ABS는 12월 들어 고점에 대한 부담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여전히 역대급으로 가격이 높지만 전달에 비해선 하락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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