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이슈)현대차그룹, 현대건설 인수로 그룹재건 시도 가능성
2010-07-02 10:19:51 2010-07-02 10:19:51
[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오늘의 이슈
출연: 이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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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현대건설 인수로 그룹재건 시도 가능성
·현대차, 풍부한 자금력으로 인수후보 부상
·현대차가 건설 인수한다면 그 이유는?
·과거의 현대그룹 재구성할 기반 구축
·현대그룹 재건한 뒤 안정적 장자승계 가능
·현대건설 인수 이면엔 그룹재건 큰 그림 있을 듯

 
 
 
앵커: 현대차(005380)그룹의 현대건설(000720) 인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삽니다. 현대차는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적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그렇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우선 현대차의 자금동원력을 들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 인수에 들어가는 3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댈 수 있는 곳은 범현대가 가운데 현대차밖에 없다는 거죠. 범현대가에서 또다른 현대건설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현대중공업(009540)KCC(002380)는 오일뱅크 인수 등 각기 자금소요가 있어 현대건설 인수전에 직접 투입할 자금은 불충분하다는 게 시장 예상입니다.
 
앵커: 인수능력은 충분하지만 인수할 이유가 있어야 사는 것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현대차가 건설을 인수할 이유로 나오는 얘기가 현대건설 자체의 상품성이 충분하고 장자로서 현대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을 가진 현대건설을 남의 손에 넘어가게 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 정돕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아는 사람들은 단지 그정도의 이유만으로 현대차가 건설을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정 회장은 철저하게 사업성과 이익을 고려하지 대의명분이나 주변의 추측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 회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현대차를 굴지의 명차기업으로 만드는 것이고 현대건설 인수는 여기에 별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게 현대차 안팎의 인식입니다.
장자로서의 책임감을 거론하지만 그렇다면 과거 2001년 현대그룹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등 주력계열사들이 채권단의 손에 넘어갈때에 정 회장이 이미 손을 썼어도 썼을 것이란 얘깁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대차가 건설을 인수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기자:현대건설을 인수함으로써 과거 현대그룹을 온전히 재건할 기반이 구축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재건된 현대그룹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도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그룹의 유일한 자금원 노릇을 하고 있는 현대상선(011200)을 통해 현재 전체 그룹의 지배권을 갖고 있는데요, 현대상선 경영권을 얻는다면 사실상 그룹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8%가 넘는 현대상선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다 현대중공업, KCC도 상선에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있어 이를 모두 합친다면 40%에 육박하는 지분율로 상선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로서는 현대중공업과 KCC의 지원을 전제로,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만으로 과거 현대그룹의 대다수 계열사들을 장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안정적 후계 승계라는 건 또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우선 현대차그룹의 후계 시나리오를 먼저 설명을 해야할 것 같은데요. 정몽구 회장의 장자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나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해 가진 지분은 아예 없거나 극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후계 작업이 이뤄지려면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이 많은 회사가 이들 주력 계열사들의 지배권을 갖도록 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의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1대주주이기 때문에 향후 현대차 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글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글로비스는 현대차의 건설 계열사인 엠코의 최대주주이며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엠코는 현대건설과의 합병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현대건설과 엠코가 합쳐져서 생기는 회사의 상당지분을 글로비스와 정의선 부회장이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대차로서는 건설을 인수함으로써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얻을 수 있으며 현대건설 인수로 인한 돌출변수 없이 이를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셈입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매력을 느낀다면 현대건설의 상품성 외에 바로 이러한 점들이 가장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구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현대중공업과 KCC가 현대차를 적극 도와야 하는데 이들 회사들은 모두 지난 2003년 현정은 회장의 경영권을 빼앗으려 시도한 전력이 있다는 점도 그룹 재건 관측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앵커: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설에는 이러한 배경도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과 각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비교해볼때 단순히 현대건설 자체보다는 전체 그룹 차원과 후계구도까지 연결되는 큰 그림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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