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20일 '금강산 관광' 개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리 정부도 '개별관광'을 통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총리인 김덕훈 동지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을 현지에서 요해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김 총리가 고성항해안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고, 당의 구상을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에 반영하고 집행하는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들은 구체적으로 "현지에서 진행된 협의회에서는 총개발계획안이 작성된 데 맞게 개발사업의 선후차를 바로 정하고 세계적 수준의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의 설계와 시공에서 주체적 건축사상과 건설정책을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대책들이 토의됐다"고 전했다.
특히 매체들은 "관광지구를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면서도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 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휴양지로 되게 할 데 대해 강조했다"는 김 총리 발언을 소개하며 금강산지구 독자 개발 의지를 재확인했다.
1998년 김대중정부가 개시한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2008년 7월 '박왕자씨 총격 사망'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해 한때 재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도 얼어붙으면서 논의가 멈췄다.
결국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을 방문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면서 금강산 독자 개발을 시사했다.
다만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며 관광 자체는 이어갈 여지를 남겼다.
북한이 20일 ‘금강산 관광’ 개발 카드를 꺼내들어 남북 대화 재개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지난 10월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을 보도한 내용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