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066570) 로봇 사업이 미래 신성장동력에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경제가 확산하면서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2021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최고경영자(CEO) 산하 로봇사업센터를 BS본부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BS사업본부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로봇사업의 수익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전후로 로봇 사업 집중 육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7년 로봇 사업 육성을 공표한 이래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와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와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아크릴'의 지분을 획득했다. 또 미국 소재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에도 투자했다. CEO 직속 로봇사업센터의 설립도 구 회장 체제 이후 이뤄졌다.
이후 공항, 베이커리, 호텔, 레스토랑 등 각종 산업 현장에 맞춤형 로봇을 투입하면서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검증받는 과정을 거쳐왔다. 현재까지 LG전자가 상용화한 제품은 안내로봇, 홈로봇, 셰프봇, 서브봇 2종, 바리스타봇 등 총 6종이다.
선반형 LG 클로이 서브봇이 고객에게 서빙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지난해 1월에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에 '클로이 셰프봇'을 공급했고, 지난 2월부터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국내 외식업장에 특화된 서빙 로봇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GS25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편의점 로봇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또 서울대병원 대한외래에 '클로이 서브봇'을 도입하고, 곤지암리조트에는 객실용 '홈 로봇'과 '서브봇' 등을 운영했다. 호텔과 병원 등에 도입한 LG전자의 서브봇은 엘레베이터를 직접 오르내리는 기능도 장착했다.
'바리스타봇’의 경우 최근 사단법인 한국커피협회로부터 국내 최초 '로봇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획득하면서 상용 시장 공략 확대에 나섰다. LG전자 측은 이번 자격증 획득이 원두 고유의 ‘맛’과 풍부한 ‘향’을 항상 일정하게 제공 할 수 있어 영업 활동에 본격 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내년 초 LG트윈타워를 시작으로 주요 LG베스트샵 매장에서 이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된 비대면 경제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도 한층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달 초 공개한 '클로이 살균봇'은 실내 공간을 누비며 UV-C 램프로 사람의 손이 닿는 물건들의 표면을 살균하는 제품이다.호텔, 병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분리되고 독립된 공간이 많은 건물의 비대면 방역 작업을 위한 수요가 기대된다. 내년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미국 시장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이 단순한 업무를 대신하면 직원들은 육체적인 부담을 줄이고 고객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시기에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로봇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10억달러(약 34조1700억원)였던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1220억달러(약 134조4800억원)까지 4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연 평균 29%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를 계기로 로봇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로봇 한 대당 가격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억대를 넘나드는 만큼 시장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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