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주거난 해소책으로 역세권 반경 500m와 용적률 300%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변 후보자는 서울의 택지 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지금까지의 지적에 역세권을 포함해 저층주거지와 준공업지역 등 개발 여력이 상당하다며 고밀개발의 밑그림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구의역 김군' 사고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등에 대해서는 "인생 전반을 무겁고 진지하게 되돌아봤다"고 거듭 사과했다.
23일 변 후보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구의역 사고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것부터 했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저의 지난 삶과 인생 전반을 무겁고 진지하게 되돌아보았다"라며 "그 성찰의 시간 속에서 국민들의 마음과 아픔을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는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과 가족분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다시 한번 머리를 숙였다. 물론 이미 '불가론'을 앞세운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의 해당 발언을 '사과쇼'라고 규정하고 공세를 취했지만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비교적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여당의 지원사격에 호응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문회가 변 후보자 부적절한 발언을 두고 고성이 오갔지만 부동산 정책 구상에 대해서는 재조명되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 변 후보자는 모두발언과 서면 답변 등을 통해 향후 부동산 정책을 실수요자용 주택공급 확대와 고가·다주택자 보유세 강화와 발빠른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역세권과 용적률 조정에 언급한 변 후보자는 "역세권이나 저층주거지, 준공업지역 등 서울에는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아주 많다"라며 "서울에 지하철역만 307개, 역세권 면적을 500m로 설정하면 서울 면적의 거의 반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균형잡힌 국토공간 조성 차원에서 인재·자본·일자리 선순환의 광역권 별로 경제 거점을 육성하고 도심융합특구를 조성해 혁신도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균형있는 국토발전 구상으로는 "사회서비스, 혁신공간, 일자리와 결합된 주택을 지역별 맞춤형으로 공급해 지방에도 편안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써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변 후보자는 "3기 신도시를 속도감 있게 조성하고, 공공주도 정비사업과 공공전세형 주택 공급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과 저리 융자를 통해 신혼부부·청년·고령자·취약계층 등 생애단계별 주거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으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변 후보자는 "공공이 주도하는 공공재개발과 재건축이 현재로서는 가장 적극적인 수단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공공이 모든 것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공공이 개발이익환수와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민간과 함께 하거나 민간을 지원하는 형태의 다양한 모델이 있기 때문에 민간협력모델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충분한 물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계획과 실행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외 구의역 김군 발언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부정적 입장을 보인 정의당도 "부동산이나 주거 정책 노선은 진보적"이라고 평가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과거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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