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표 정책 '규제풀어 공급, 보유세 강화로 시장 안정'
"역세권 용적률 300% 이상 높여야"…개발이익 환수 필요성도 강조
2020-12-23 14:53:17 2020-12-23 14:57:4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정책은 크게 도심규제를 풀어 실수요자용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고가·다주택자 보유세 강화와 발빠른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변 후보자는 23일 국회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먼저, 주택시장 안정에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투기 수요는 차단하는 한편,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충분한 물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계획과 실행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변 후보자는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을 활용해 도심 내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3기 신도시를 속도감 있게 조성할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공디벨로퍼' 역할을 확대해 공공주도 정비사업과 공공전세형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과 저리 융자를 통해 신혼부부·청년·고령자·취약계층 등 생애단계별 주거지원을 강화하고, 월세 임차인의 주거 부담 경감을 위해 재정당국과 '월세 세액공제 확대'를 협의할 계획이다.
 
특히 그는 "역세권 밀도(용적률)가 평균 160%밖에 되지 않는데, 이것을 300% 이상으로 높이면 저렴하고, 질 좋은 역세권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며 현재 350m인 역세권 반경을 500m로 늘릴 뜻을 시사했다. 다만 "개발이익을 사업자와 민간, 소유자 간 등이 어떻게 배분할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토지의 개인 사유권은 인정돼야 하는 부분이지만, 사용과 보유에 있어서 공적인 개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면서 개발이익 환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변 후보자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1세대 1주택자에 비해 높은 세율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논란의 중심에 선 ‘1가구1주택 보유·거주’ 주거기본법 개정안 취지에도 찬성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변 후보자는 조정대상지역 등 현행 규제지역 지정방식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현 시스템은 주택가격이 오른 것을 파악하는데 2~3개월 걸리다 보니 투기 지역 또는 조정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너무 늦다"면서 "주식에서 '얼리워닝'(조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처럼 집값 변동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이 단타로 지역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고 빠져나간 후에 정부가 조치에 나서 규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지역 주민과 실수요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당국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가격이 오를 곳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규제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 후보자의 정책에 여권 내부의 기대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변 후보자의 주택공급 방안을 거론하며 "기획재정부도 충분히 협의해달라"고 지시했다. 11일에는 김현미 현 국토교통부 장관과 변 후보자(당시 LH사장)과 공공임대주택 현장을 찾았다.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 후보자는 학자 출신의 도시계획 및 주택 분야 권위자"라면서 "LH와 SH에서 주택공급, 신도시 건설, 도시재생뉴딜 등을 직접 담당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며 그가 현장감 있는 주거 정책으로 서민주거 안정과 국토균형 발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변 후보자의 '구의역 김군' 발언 등을 문제 삼는 정의당도 "부동산이나 주거 정책 노선은 진보적"이라고 평가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여의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택시장 안정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변 후보자(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가 경기도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한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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