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찬 바람을 동반한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옷 차림에 부쩍 신경을 쓸 시기가 됐다. '겨울 멋쟁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는 만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보온성이 떨어지거나 불편에해도 멋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경우도 잦다. 때문에 멋을 잃지 않으면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복장과 생활 습관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겨울에는 목과 어깨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레 몸을 움츠리게 되면서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고 경직된다. 여기에 두껍고 무거운 겉옷까지 더해지면 어깨가 받는 압박이 더 심해지면서 주변 근육이 뭉치게 된다. 이로 인해 목과 어깨가 결리고 뻐근한 느낌이 드는 근육통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통까지 유발될 수 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 목과 어깨 부위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해주고 따뜻한 찜질을 해주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앉거나 선 상태에서 양쪽 어깨를 위로 올려 5초간 유지한 후 천천히 내리는 동작, 의자에 앉아 머리 뒤에 손을 깍지 낀 채 목을 뒤로 젖혀 5초간 유지하는 동작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스트레칭법이다. 또 너무 무게가 나가는 겉옷 대신 가능한 따뜻하면서도 가벼운 소재로 된 겉옷을 선택하고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멋스러우면서도 발과 다리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부츠는 겨울마다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이다. 앞코의 모양과 굽 높이, 부츠가 올라오는 길이 등 디자인이 다양한데, 다른 신발에 비해 무겁고 발목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롱부츠는 특히 발을 긴장시키고 피로하게 만들어 여러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의 발 모양이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유행하는 디자인을 좇다 보면 각종 족부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몸의 균형을 유지해 주는 발의 건강이 무너지면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전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올 겨울 유행하고 있는 웨스턴 부츠처럼 굽이 없고 딱딱한 부츠는 발바닥 뒤꿈치 주변에 통증이 느껴지는 족저근막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굽이 낮으면 걷기에는 편할 수 있지만 굽이 딱딱하다면 걸을 때마다 충격이 발바닥 전체로 고스란히 전해져 걷고, 서고, 뛸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족저근막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바닥의 내측 아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평발인 사람들은 납작한 신발을 신었을 때 피로를 더 잘 느껴 족저근막염이 생길 위험이 더 높다. 쿠션감이 좋은 신발이나 충격 흡수 기능이 있는 깔창을 사용하면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볼이 좁고, 굽이 높은 롱부츠는 다리가 가늘고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걸을 때 발의 앞쪽으로 무게가 쏠려 엄지발가락에 큰 압박을 가하게 된다. 반복적인 압박이 가해지면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으로 발의 모양이 변형되면, 돌출부위 통증을 줄이기 위해 보행 시 다른 발가락으로 무게가 쏠리면서 세네 번째 발가락과 앞발바닥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지간신경종까지 동반될 수 있다.
진호선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지간신경이 압박을 받아 단단해지면서 신경 주위 조직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해 질환인지 모르고 방치하기 쉽다"라며 "족부질환의 통증으로 보행이 불균형해지면 무릎 또는 척추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통증이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굽이 없고 딱딱한 부츠는 발바닥 뒤꿈치 주변에 통증이 느껴지는 족저근막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충격을 흡수할 수 잇는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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