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국내 항공업계 지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여객 부진으로 이스타항공과 신생항공사들이 날개를 접을 위기에 처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대적인 노선 재분배가 예상된다. 거대항공사 출현으로 위협을 느낀 다른 항공사들이 추가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내 항공 시장은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3곳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를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과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신생 LCC들도 있지만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올해 초까지도 항공 시장은 FSC 2곳과 LCC 6곳, 신생사 3곳까지 모두 11개의 항공사가 경쟁하는 구도였다. 국내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항공사 수는 많은 편이었고 업체들은 지속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항공 시장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는데 코로나19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업체들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레 항공사 수가 줄게 된 셈이다.
재편 후 국내 FSC 시장에 홀로 남게 된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단거리 노선을 강화하면 계열사로 둔 LCC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일부 항공사들이 폐업 수순에 돌입하고 M&A 논의도 활발해지면서 항공업계 구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거리 노선 중에서도 합병으로 점유율이 약 75%까지 치솟는 미주 노선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경우 외항사와의 경쟁이 심하고 대양주 노선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서다. FSC 시장의 경우 신생 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미주 시장에서의 국내 대한항공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LCC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가 합쳐지면서 1위 제주항공을 넘어서게 됐기 때문이다. 통합 LCC의 합산 항공기 수는 60대로 제주항공 45대보다 많다.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제주항공이 티웨이항공과의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최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만나 통합 LCC 출범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합병을 추진한다면 앞서 인수를 철회한 이스타항공보다는 티웨이항공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티웨이항공 매각설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추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한 중견기업으로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셧다운을 한 후 대규모 정리해고에도 나서면서 사실상 폐업한 상태였다. 회사 경영진은 지난 24일 간담회를 열고 인수자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매각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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