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유통업계 최초의 '주부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3년 3개월 만에 사임한다.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대표는 이날 오전 화상 임원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임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개인적인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를 만류하다 최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임 날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달 중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회계연도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승인일에 맞춰 경영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업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포함한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오너가제외한 인물 중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고, 2015년 재무부문장으로 홈플러스에 합류했다. 이후 경영지원부문장(COO)을 거쳐 2017년 10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임 대표는 2019년 7월 당시 홈플러스의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당시 홈플러스의 전체 임직원 2만3000여명 중 정규직 비중은 무려 99%(2만2900명)를 기록했으며,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1%(228명)에 불과했다.
임 대표는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효율화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으며, 대형마트 내 입점한 테넌트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또한 근린 포맷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과 간편식, 먹거리 중심의 고객친화 포맷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했으며, 온라인 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오프라인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Fulfilment Center)’를 조성하며 온라인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임 대표는 유통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고 전략과 실행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으로서 홈플러스를 미래 유통기업으로써의 탈바꿈시켰다”며 “CEO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미 2021년 전반적인 사업전략과 방향까지 완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현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맡을 인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후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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