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피해자 의사 무시한 채 형사고발 진행 유감"
시민단체 김종철 형사고발…"일상 복귀 방해, 경솔한 처사"
2021-01-26 20:50:17 2021-01-26 21:07:5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형사 고발한 시민단체에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우선한다는 성폭력 대응의 대원칙에 비추어, 피해당사자인 제가 공동체적 해결을 원한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저와의 그 어떤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저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한 것에 아주 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차별금지법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피해당사자로서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상을 회복하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저를 끝없이 피해 사건으로 옭아넣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사법체계를 통한 고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선택"이라며 "제가 왜 원치도 않은 제3자의 고발을 통해 다시금 피해를 지난하게 상기하고 설명하며 그 과정에 필연적으로 수반될 2차 가해를 감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장 의원은 "해당 시민단체의 행동은 저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경솔한 처사"라며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개정된 취지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권리를 확장하자는 것이지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권리를 찾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사법처리를 마치 피해자의 의무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또다른 피해자다움의 강요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저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 어떤 피해자다움에도 갇히지 않은 채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그리고 이 다음에 목소리를 낼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우리 사회가 이것보다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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