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콘텐츠 사업자들이 사내외 미디어·플랫폼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강화한다.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유통 등 전단계를 일원화하고 통합하며 투자 규모 자체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플랫폼·콘텐츠별로 다른 색깔을 내던 사업자들은 최근 앞다퉈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해외 플랫폼이 막대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통해 국내 시장을 독주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5년 이후 한국 콘텐츠에 약 77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한국 콘텐츠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여기에 마블, 픽사 등을 앞세운 디즈니플러스도 올해 한국에 상륙한다. 국내 사업자들은 이에 맞서 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자사 및 계열사의 미디어 역량을 결집하는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경우 콘텐츠 전문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해 이번 상반기 중에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올레tv·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등 플랫폼과 지식재산권(IP) 기업 스토리위즈, 콘텐츠 제작사 스카이티브이와 같은 그룹 미디어 역량을 결집한다. 1200만 가입자 기반을 가진 KT는 KT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플랫폼·IP·제작·유통 등 콘텐츠 사업 전반의 시너지를 도출할 예정이다.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현황 및 KT 스튜디오지니 역할. 사진/KT
KT '시즌'의 오리지널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 사진/KT
KT 스튜디오지니의 출범으로 분산됐던 KT 미디어 사업의 의사결정 구조가 통합될 전망이다. IPTV, 위성방송, OTT 등 각각의 플랫폼이 공동의 오리지널콘텐츠를 제작하거나 IP를 공유하는 것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현대HCN 인수를 진행하면서 가입자 기반을 넓히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KT는 미디어 사업 강화를 꾸준히 언급한 바 있지만 산만한 느낌이 강했다"며 "각기 흩어진 미디어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절차를 시행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끈다. 먼저 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합병 후 본사 미디어 조직을 합치는 절차를 거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른 콘텐츠 관련 국내 사업자들도 유사한 전략을 구사 중이다. 앞서 카카오는 IP와 제작을 각각 담당하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3월1일 합병을 완료하고 글로벌을 목표로 한 대형 IP·제작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사업상 필요하다면 타사와의 협력도 망설이지 않는 분위기 또한 감지된다. 네이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각사의 팬커뮤니티 플랫폼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하기로 했다. 빅히트가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가 서비스·기술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CJ ENM OTT '티빙'·JTBC 연합군과도 협력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콘텐츠의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면 투자 규모가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오며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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