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취임 2년차를 맞은 경계현
삼성전기(009150)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에도 직원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있다. 부품사로서 기술을 통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 문화를 업그레이드하고 직원 사기를 올려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에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경 사장의 지시로 최근 사내 통신망에 익명으로 된 게시판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익명성을 담보해야 좀 더 직원들의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가 앞서서 소통을 강조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는 전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매주 목요일 경영진과 임직원 소통 프로그램인 '썰톡'을 통해 사전에 받은 직원들의 질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하고 있다. 실시간 채팅이 가능해 직원들과 중간중간 의견을 나눈다.
적극적인 소통은 회사 내에서도 민감한 문제라 할 수 있는 성과급 부분까지 이어진다. 경 사장은 지난해 임직원 대상으로 열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예상하는 초과이익분배금(OPI)이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성과가 필요한지 가능한 범위로 공개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국내 임직원 대상으로 지난해 4월29일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1분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이 밖에 수시로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여러 시도를 주문한다는 후문이다. CEO가 먼저 나서 회사 문화를 바꾸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면서 사내 분위기도 한층 더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팀장, 플래시개발실장, 솔루션개발실장을 역임한 경 사장은 지난해 1월 삼성전기 사장으로 승진 부임했다. 취임 100일 이후 열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이 강한 회사로 도약하자"며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했지만 목표는 반드시 달성한다는 믿음과 성공 경험 누적으로 세계 최고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취임 이후 이어지고 있는 소통 강화는 질적 성장 달성을 위한 노력의 하나다.
밝은 사내 분위기 속에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864억원, 영업이익 2527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425억원(6%), 영업이익은 547억원(18%)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77억원(17%), 영업이익은 1068억원(73%) 증가하며 선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삼성전자에 몸담을 때부터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왔고 삼성전기에서도 똑같이 실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직원들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맞댄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평가가 높다. 내부에서는 이러다가 사장님을 위한 팬클럽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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