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후보들 간의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TV토론이 무산될 상황에 처하면서 제3지대 후보 단일화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다"며 제3지대 단일화 논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15일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무산된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며 후보 간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TV토론 일정을 논의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선룰인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삐걱거리고 있다. 사진은 안 대표(왼쪽)와 금 전 의원이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전국장애인차별연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대방만 보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흠집이라도 내겠다는 생각은 결국 여당만 이롭게 할 뿐"이라며 "자신도 지고 상대도 지게 만드는 '패배자의 함정'에 빠지지 말도록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과의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무산된 데 대한 입장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TV토론은 당연히 하게 될 것이고 실무적, 세부적인 것들만 남아 있다"며 "저도 이번 주 내에 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금 전 의원은 TV토론 무산에 대해 "왜 토론하자면서 선관위 이야기를 하는지 납득을 못 하겠다"며 안 대표 측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 종로구에서 전국장애인 차별 철폐연대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입장은 안 후보와 제가 한 번만 방송토론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안철수 후보와 제가 방송토론을 했다고 국민의힘 후보와 (토론을) 못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 이야기가 왜 지금 나오는지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 횟수를 반드시 1회로 제한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저희는 두 후보 측에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토론 선례가 있다고 전달한 것 뿐"이라며 "두 후보가 (조율해서 TV토론) 개최 일정이나 방법 등을 적시해서 저희한테 요청하면 검토나 유권해석을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취소되면서 이 과정에서 안 대표가 토론을 기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위원장은 안 대표를 겨냥해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한쪽에서는 고정된 질문에 답변만 하자 그렇게 해서는 토론이 될 수가 없다"며 "원인을 따져보면 정치인이 소위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대해서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만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유로운 토론을 제안한 금 전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안 대표가 선호하는 토론 방식을 비판한 것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이 파열음을 키우자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공멸"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4월 보궐선거의 필승전략"이라며 "행여나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공멸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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