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배한님 기자] 한국방송공사(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KBS의 '방만경영'을 지적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수신료 인상 3월 국회 상정설'에 대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방위 3차 회의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KBS가 국민 반대에도 수신료 인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KBS의 자기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국민은 KBS의 정치 편향성이나 부실 방송 등 (문제에 대한) 자기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1억원 이상 연봉자가 절반에 가까운데 국민에게 돈을 더 달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달 말 TV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월 384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지난 40년간 동결된 수신료를 인상해 고품질 콘텐츠 제작, 공영방송 경쟁력 확보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1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자가 KBS 인력의 46.4%를 차지하는 상황으로,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여론에 직면했다. 인건비 비중 역시 36%로, MBC(21.7%)·SBS(15.1%)보다 높았다. 여기에 이날 과방위 회의에서 KBS가 3월 국회에 수신료 인상 안건을 추진한다는 주장도 나와 비난이 이어졌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이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KBS 임원회의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3월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방통위는 2~3월 중에 의결할 계획이 있나"라고 한상혁 위원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KBS 이사회가 방통위에 올리면 의견을 담을 순 있겠지만 방통위는 의결 주체가 아니"라며 "현재 방통위로 넘어오지도 않았다. 3월 국회 상정은 못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KBS가 방통위와 일정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위원장은 국민 공감대 기반의 공영방송 재원구조 개편을 강조했다. 그는 "(수신료 인상은) 투명성, 자구노력 등 전제조건이 따르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의결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올해 업무계획에 방송재원구조 개편 내용을 포함했다. △수신료와 다른 수익 간 회계구분 △수신료 사용 내역 공개 의무화 △수신료위원회 설치 근거 마련 등이 골자다.
김동현·배한님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