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법무부가 이번 주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행된 고위 간부 인사가 소폭의 전보로만 이뤄진 가운데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갈등 속에서 이번 인사 결과가 주목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차장·부장검사 등 고검검사급 검사의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8월24일 인사위원회에서 고검검사급 검사와 일반검사 인사를 논의한 후 사흘 후인 그달 27일 인사를 단행했다. 추미애 전 장관 재임 당시였던 지난달 21일 고검검사급 검사 11명, 일반검사 531명에 대한 인사가 단행됐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대부분 고검검사급 검사가 승진·전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자로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조종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김지용 춘천지검장 등 검사장급 승진 없이 단 4명만이 전보된 것에 이어 이번 중간 간부 인사도 규모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위 간부 인사에서 유임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직속이면서 반기를 들었던 차장검사들 또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사건의 차장·부장검사 등 수사 라인이 교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전 장관의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으로 법무부와 검찰이 대립 관계에 있던 지난해 12월 김욱준 1차장검사를 포함한 서울중앙지검 1차장~4차장검사는 이성윤 지검장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검사는 이 지검장에게 사의를 표명해 현재 1차장검사는 공석이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 등의 수사 라인도 인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대전지검 형사5부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부족하고,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수원지검 형사3부는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이었던 이규원 검사를 불러 조사했으며,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수사를 저지한 의혹을 받는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 지검장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발생했던 신현수 수석과 박범계 장관의 이견이 다시 표출될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지난 18일 취재진과 만나 "이번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와 관련해서도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며 "마냥 시간을 끌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민정수석이 돌아오면 최종 조율이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발표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신 수석과 박 장관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다.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 박 장관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인사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를 받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신 수석은 사의 의사를 밝힌 후 휴가를 냈고, 22일 다시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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