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귀한 몸 된 반도체…D램·낸드값 추가 상승 전망
공장 줄줄이 셧다운…공급부족 사태 심화 우려
D램, 22개월만에 4달러 안착…낸드 가격 반등 기대
2021-02-23 15:56:13 2021-02-23 15:56:1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 한파로 반도체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수요처들이 재고 소진 전에 반도체 확보에 열을 올리면 D램,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기록적 한파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지난 16일부터 일주일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파로 전력 및 용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오스틴 지역 공장들이 줄줄이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 이어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인 NXP와 독일 반도체 회사 인피니언의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이번 사태로 반도체 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반도체 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연이어 터진 자연재해에 생산 부담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작년 12월 대만에 있는 마이크론 공장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진이 강타해 생산에 적잖은 차질이 생겼다. 이달 13일에는 후쿠시마 지진으로 세계 3위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주력 생산기지인 이바라키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평택 사업장을 방문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일련의 사태에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등에 탑재하는 D램(DDR4 8기가)의 현물가는 지난 22일 오후6시10분 평균 4.075달러를 기록했다. 현물가격이 4달러를 넘은 것은 2019년 4월25일 이후 22개월 만이다. 
 
낸드플래시도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MLC)의 지난달 말 가격이 4.2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D램 현물가격이 오르는 만큼 낸드플래시의 업황도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업계는 혹시 모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수요처들의 재고 축적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반도체 업황의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해지면 가격 상승 역시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D램익스체인지는 올 2분기 서버용 D램 가격 상승률을 전분기 대비 기존 8~13%에서 10~15%로 상향 조정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NXP와 르네사스도 거래 업체들에 제품가 인상을 요청했다. 대만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도 올해 최대 15%의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수요처들의 재고 확보 경쟁이 더 심해지면서 D램·낸드 가격은 올해 내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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