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뒤쳐진 'AI·데이터산업'…비대면 의료 빗장도 풀어야
CES 2021서 한국 혁신상 102개 수상 성과
중소기업 성과 저조…지난해 대비 11개 줄어
한국 AI 기술 수준…"미국의 87.5% 수준"
"AI·데이터 등 과감한 투자, 선도기업 협력해야"
2021-03-01 14:16:08 2021-03-02 09:01:29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한국이 디지털 전환 시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염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수준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낮은데다, 데이터산업 활성화가 더딘 점도 풀어야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혁신이 부족하고, 디지털 헬스 분야의 경우는 제도 미비로 기술 발전이 막혀있다는 분석이다. 신산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 해외 선도기업과의 협력 강화, 개방적 규제 정비 등이 요구된다는 제언이 나온다.
 
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CES 2021, 디지털 전환과 한국 산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 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1'에서 한국은 혁신상 수상 비중이 전체(386개)의 26.4%로 집계됐다. 최고혁신상도 7개 제품에 달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성과는 다소 저조한 모습이다. 대기업의 혁신상 수상 실적은 지난해 61개에서 올해 70개로 9개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지난해 37개에서 26개로 11개 감소했다.
 
산업연 측은 AI와 5세대이동통신기술(5G) 등 데이터 수집·활용분야가 디지털 전환에서 매우 중요하나 한국의 디지털 혁신 생태계는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의 AI 기술수준은 미국(100)과 비교해 87.5% 수준에 머물러있다. 이는 90%를 웃도는 중국(91.8%), 유럽(91.8%)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빅데이터 분야도 한국은 87.6%로 중국(94.6%) 보다 낮다. 다만 유럽(86.0%)과 일본(80.4%)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심우중 산업연 전문연구원은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온라인 수요 증가로 글로벌 데이터 시장의 급성장이 전망되나, 우리나라 데이터산업은 활성화가 더디고 발전 초기 단계”라며 “AI의 경우 미국 등 주요국이 글로벌 수준의 AI 플랫폼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한국은 기술수준이 낮고 인재와 창업기반이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1일 혁신이 지연되고 있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 대해 비대면 의료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CES 2021, 디지털 전환과 한국 산업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원격의료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디지털 헬스 분야도 비대면 의료에 대한 규제와 제도 미비로 혁신이 지연되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 시장은 2019년 3500억 달러에서 2024년 60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가 불가능하고, 로봇·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활용한 의료행위에 대해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AI·데이터·5G 등 신기술·융합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개방적 혁신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게 산업연 측의 설명이다. 신산업 영역에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미국, 중국 등 선도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전문기업·스타트업 기업간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해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 핵심 기술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연계하고, 중소·벤처가 기술혁신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등 핵심 제품·서비스를 수요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체계 마련도 주문했다.
 
이 밖에 비대면 의료, 신의료기술(유전차 치료·로봇 활용 등) 개발 도입에 대한 규제 정비와 바이오·헬스 기술 분야의 중복 규제 완화도 제안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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