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일 중대범죄수사청(중사청) 신설법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나설 전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수청 설치에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4월 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향후 행보와 맞물려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으로도 해석된다.
오기형 검찰개혁특별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특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며 "충분히 여러 과정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돈된 상태에서 법안 발의를 하겠다"며 법안 발의 시점을 늦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대변인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위는 속도를 강조하며 늦어도 3월내 법안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현재 검찰에 남아 있는 부패범죄·경제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공직자 범죄·대형참사 등 6대 범죄와 관련한 수사권을 모두 중수청에 이관해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추진하는 내용의 중수청 설치법이다. 하지만 특위가 의견 수렴 절차를 추가적으로 밟겠다고 결정하면서 법안 발의는 예정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 대변인은 입법 시점에 대해 "오늘 논의한 것은 없었다"며 "주로 검찰 직제개편 논의가 주된 것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 대변인은 입법안들의 상반기 중 처리 일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사회적인 공감이 이뤄지면 그 시점에서 (발의가) 이뤄진다고 봐도 된다"며 "특별히 언제까지 시한을 놓고 접근하지 않는다. 방향성을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월 보궐선거 이후로 법안 발의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당초 상반치 통과를 목표로 했던 중수청 설치법의 처리 일정도 수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당 일부 의원들은 상반기 안에 중수청 설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내 진통이 예상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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