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첫 만남을 갖고 오는 19일 후보 등록 기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측은 단일화 협상팀을 가동하며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낼 것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약진하면서 단일화 룰과 관련한 양측의 수싸움이 좀 더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전날 서울 강남에서 만나 큰 틀에서의 단일화 논의를 진행했고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의견을 모았다. 오 후보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데드라인은 당연히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 등록일에는 단일 후보가 등록돼야 한다"며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두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 등을 거론한 뒤 더불어민주당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을 비판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 후보들의 절절한 진심 담긴 반성의 목소리가 없다"고 지적했고, 안 후보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날을 세웠다.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이후 정체됐던 야권 단일화 협상은 전날 두 후보의 만남을 시작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날 실무 협상팀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협상단을 확정했는데 일반상식으로 판단할 것 같으면 별로 어려울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풀어야 할 쟁점이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은 시민참여경선 방식을 두루 검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여론조사로 진행한다고 해도 경쟁력과 적합도 조사를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단일후보가 기호 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지만 안 후보는 기호 4번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세훈 후보가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후보로 결정된 후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단일화 협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위원장도 "여론조사상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오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의힘 후보인 오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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