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소·수사권 분리, 나아가야 할 방향"
법무부·행안부 업무보고…민주당에 "절차 따라 책임있는 논의 필요"
2021-03-08 16:42:28 2021-03-08 16:42:2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견제와 균형, 인권 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흔들림 없는 '권력기관 개혁' 의지를 밝혔다. 동시에 '기소권·수사권 분리'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법무부·행정안전부 영상 업무보고에서 "수사권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으로 권력기관 개혁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됐지만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입법의 영역이지만, 입법의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이미 이루어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해 가면서 책임 있는 논의를 해 나가길 당부한다"고 했다. 이는 기소권·수사권 분리 추진에 일종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70년의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일인 만큼 새로운 제도가 안착되기까지 현장에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경찰, 검찰, 공수처가 견제와 균형을 통해 서로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역할 분담과 함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검찰을 향해 "우리 사회 정의 실현의 중추로 가장 신뢰받아야 할 권력기관"이라면서도 "대다수 검사들의 묵묵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구체적으로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또는 불기소의 처분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 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검찰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길 당부했다.
 
경찰에는 "수사지휘역량을 빠르게 키워야 한다. 권한이 주어지면 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바란다"면서 "신설된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책임수사체계를 확립하고, 치안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치경찰제도 차질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수처에게는 "하루빨리 조직 구성을 마무리 짓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가정 내 학대 방지 등 아동보호 강화 △다양한 성범죄 적극 대응 △이상기후에 대비한 재난대응체제 고도화 △코로나 상황에 따른 상가 차임증감청구권 활성화 △코로나 폐업 임차인에게 '계약해지권' 인정 △자치분권 2.0시대 개막 준비 등을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새로운 형사사법제도 안착 및 지속적 개혁 추진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나라 △민생에 힘이 되는 법무행정' 등에 대해 보고했다. 특히 인권중심의 형사사법구조 완성을 위해, 국민을 위한 수사·기소 분리방안을 마련하고, 검찰 내·외부 통제제도 및 감찰제도를 정비해 검찰권 행사의 객관성을 증대시키겠다고 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을 위한 경찰개혁 완수 △코로나19 극복 및 재난안전관리체계 혁신 △주민·의회 중심 '자치분권 2.0 추진'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정부혁신 방안 등을 보고했다. 경찰개혁과 관련해 경찰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수사심사관·책임수사지도관·경찰수사 시민위원회 등 3중 심사체계를 구축하고, 자치경찰제는 6월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법무부·행정안전부 영상 업무보고를 받고 “견제와 균형, 인권 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흔들림 없는 '권력기관 개혁' 의지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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