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대출금리 상승세 속에서도 생명보험사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약관대출은 '불황형대출'로 불리며 주로 생계형 자금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생보사 금리확정형 약관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1.84%로 전달 1.92% 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17%포인트 내려갔다.
흥국생명은 지난 1월 금리확정형 약관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1.99%로 정했다. 전달 2.53% 대비 0.54%포인트 떨어졌다. DGB생명은 2.44%에서 1.96%로 0.48%포인트 내렸다. KDB생명과
미래에셋생명(085620)도 각각 0.41%포인트, 0.01%포인트 낮췄다.
특히 생보사 23곳 중 15곳의 평균 가산금리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빅3 생보사 중에선
삼성생명(032830)의 인하폭 가장 컸다. 2.26%에서 1.78%로 무려 0.48%포인트 내렸다.
한화생명(088350)은 2.45%에서 1.98%로 0.47%포인트 낮췄다. 교보생명은 0.29%포인트 하락한 2.29%다.
약관대출 인하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국채 금리 상승 기조 속 금융권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삼성생명의 신용대출은 소득증빙형 4.94%, 무증빙형 7.87%로 전달 대비 각각 0.52%포인트, 0.01%포인트 올렸랐. 한화생명도 소득증빙형 8.23%, 8.68%로 각각 0.46%포인트, 0.29%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한화생명의 약관대출 금리는 각각 금리확정형(7.46%), 금리연동형(4.34%) 이었다.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50~95%)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대출이 연체돼도 신용도에 영향이 없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불황형대출로 불린다. 약관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산으로 구성된다. 가령 금리확정형의 경우 실질적으로 가입자는 보험사가 부담하는 예정이율을 제외한 가산금리만 내면 된다고 볼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약관대출은 무위험수익에 해당한다. 고객의 해지환급금이라는 담보물이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관대출 금리 점검에 나섰다. 가산금리 산정요소 중 금리변동 위험 항목을 삭제하고 예비유동자금 기회비용을 축소해 금리를 인하하라고 주문했다. 과도하게 산정된 가산금리를 낮춰 서민경제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생계형 상품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돕기 위한 차원으로 보험사들도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며 "금융당국 방침에 따른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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