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코로나발 여파로 신용카드 사용규모가 지난 2004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신용카드·체크카드를 포함한 ‘지급카드’ 이용 규모는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반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대면 결제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실적은 일평균 2조5210억원으로 전년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19년 증가율인 5.8%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둔화된 모습이다.
지급카드 이용액은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3월(-7.4%), 4월(-4.4%) 감소세를 보이다 5월(0.9%) 이후 증가세로 전환한 바 있다. 재확산 여파를 딛고 9월에는 6.7% 늘면서 1월(6.8%)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후 10월(0.5%), 11월(0.3%)에는 소폭 증가했으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12월 감소폭이 -5.4%를 기록했다.
이 중 신용카드 사용규모는 -0.3% 감소한 1조9610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어든 경우는 1998년(-9.1%), 2003년(-22.2%), 2004년(-26.8%) 세차례로 이번이 네번째다.
체크카드는 전년보다 1.5%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둔화세를 맞았다. 이에 반해 선불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으로 전년보다 590.7%로 폭증했다.
지급카드 이용규모 증가세는 축소됐지만, 비대면 결제(온라인 쇼핑몰 결제와 애플리케이션 이용 결제 포함) 비중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비대면 결제 규모는 8490억원으로 전년보다 16.9% 증가했다. 전체 결제 중 비대면 결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39.6%로 1분기(36.4%)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 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결제 이용 규모는 전년대비 높은 신장세를 나타낸 반면 대면결제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실물카드 등 대면결제 규모는 일평균 1조39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소비 유형별 신용카드 이용 실적을 보면 전자상거래(24.2%), 자동차(20.6%) 등의 이용 규모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 영향을 받은 여행(-66.0%), 교육(-17.1%), 음식점(-14.3%)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5.4%)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이용 규모가 1년 전보다 줄었다. 대부분 수도권에 몰린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를 제외하면 수도권 카드 사용액은 사실상 0.6% 줄었다.
어음·수표 결제금액은 일평균 18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6% 늘었다. 자기앞수표는 5만원권 이용 확대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8.0% 감소했다.
이 밖에 전자어음, 당좌수표 등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의 대규모 유입을 활용한 증권사의 단기자금조달로 7.2% 증가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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