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봄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서울시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 주체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 주도의 저감활동이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장기적 대책을 위해서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6일 서울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제적 수단 도입 방안 보고서>에서 "해외에서 이용되는 거래시스템을 도입해 오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는 시스템 시범운영을 하고, 2026년부터 배출권거래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구원이 말한 '거래시스템'은 미세먼지 저감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크게는 시장메커니즘이라고도 한다.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와 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기반 자동차세 도입 등이 구체적인 모습이다.
환경 분야에서 시장메커니즘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정책수단은 탄소가격제도다. 건물과 수송부문에서도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쿄와 뉴욕은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건물주와 이해관계자의 인센티브 구조를 조정함으로써 건물부문에서의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 발원지인 수송분야와 관련해 서울연구원은 시장메커니즘 요소를 반영해 현재 남산터널에서 부과되고 있는 혼잡통행료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반 차량에 대한 과태료를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차등을 주자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차량의 규모나 판매가격에 따라 자동차세를 정하는 방식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172㎍/㎥을 기록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0~30㎍/㎥ 사이는 '좋음' 31~80㎍/㎥ 수준은 '보통' 등급을 매긴다. '나쁨' 수준은 81~150㎍/㎥ 사이 구간이고, '매우나쁨'은 151㎍/㎥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건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와 노후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등이 미세먼지 농도를 짙게 만든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겨울철 건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후 보일러 교체, 5등급 차량 운행제한 등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대책은 주로 서울시의 명령 통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결과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8.4㎍/㎥에서 25.6㎍/㎥로 감소했고 '미세먼지 좋음' 일수는 석달 간 총 31일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는 풍속 증가, 대기 정체일수 감소 등 전년보다 기상여건이 유리했던 점도 있지만 첫해보다 더 강력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13개 분야 대책의 결과로 분석했다.
서울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해제됐지만 고농도의 황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환경부가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이튿날인 16일 오후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대기가 뿌옇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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