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최대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네이버와 오프라인 마트 1위 신세계와의 만남이 쿠팡에 위협이 될지 주목된다.
이해진 네이버 GIO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갖고,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두 회사는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마트 1500억원·신세계 1000억원 규모로 각각 네이버와 상호지분을 교환한다. 자사주 교환일은 17일이다.
두 회사의 협력 논의는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경기도 분당 네이버 사옥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양사의 지분 교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반쿠팡’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온라인 쇼핑 강자 네이버와 쓱닷컴과 이마트 등 유통·판매에 강점을 가진 신세계의 합종연횡을 통해 풀필먼트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도 지분교환을 맺어 배송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와 백화점, 소호몰, 동네 시장, 일부 마트를 네이버쇼핑 안에 입점시켜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상품 소싱부터 물류, 배송까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는 쿠팡과 비교해 네이버는 유통, 물류 인프라는 아웃소싱 형태로 경쟁력이 약한 편이다. 쿠팡은 전국 30개 도시, 1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거래액 대비 매출액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나스닥 상장으로 투자여력이 늘어난 쿠팡의 위세에 네이버로서는 이번 협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의 배송 역량과 함께 SSG닷컴의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NEO)’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연계하는 등 방식으로 협업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이마트의 SSG 닷컴이 보유한 물류시스템과 이마트를 활용한 신선식품 배달 등 취급 아이템의 확대 측면에서의 시너지 확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IT기술력을 가진 네이버와의 동맹을 통해 이마트, 신세계 백화점이 확보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온라인 유통사업을 맡은 SSG닷컴의 오픈마켓 전환을 추진 중인데 네이버와 협력하면 판로 확대에 따른 점유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동맹은 쿠팡의 공격적인 물류 확장에 대한 대응적 성격이 크다”면서 “과거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마켓 플레이스들은 물류 서비스를 보조 역할로만 간주했지만 지금은 물류와 이커머스가 통합된 개념인 ‘풀필먼트’영역으로 범위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이어 “쿠팡은 물건 매입부터 마지막 판매까지 전체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몸집을 키우면서 네이버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 양사의 동맹은 단순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을 넘어 쿠팡의 물류 투자와 통합 서비스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향후에도 네이버는 유수의 물류업체, 유통업체 등과 제휴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동네시장과 대형마트가 양립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는 협력사례를 선보이고, 다양한 분야의 SME(중소상공인)들과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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